2012년부터 4년 간 활동하는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지난 4월 11일 진행되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 18대 국회에 대해 업계에 잊지 못할 쓴 맛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18대 국회는 셧다운제, 쿨링오프제와 같은 강력한 규제를 양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19대 총선을 맞아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게임 때리기’에 집중된 분위기가 쇄신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이러한 게임업계의 의지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발견되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업계 종사자 및 게이머들은 각 정당이 내놓은 게임관련정책과 셧다운제 찬반투표 당시 국회의원 명단 등을 정리한 구글독스 링크를 SNS을 통해 지속적으로 배포하며 정보전달에 집중했다. 또한 셧다운제와 쿨링오프제에 찬성한 지역구 의원을 구글맵스를 통해 알리는 활동 역시 이번 투표에 기여한 바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게임업계 종사자나 유저들에게 익숙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광범위한 정보공유가 선거 이전에 조직적으로 시행된 것이다.
현존하는 게임 규제 정책 중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셧다운제다. 18대 국회 당시 셧다운제에 찬성한 의원 129명 중 82명이 이번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나 공천 탈락, 낙선 등으로 당선되지 않았다. 즉, 셧다운제에 찬성한 18대 의원 중, 다시 국회에 입성한 사람은 전체의 36%인 47명에 그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19대 투표에서 초선의원이 당선비율이 전체의 62%에 이르는 등, 국회 전반의 쇄신 분위기가 셧다운제에 찬성한 의원의 당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아직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 국내 게임업계는 19대 국회를 통해 ‘규제 일변도’로 일관한 정권의 분위기가 반전되기를 희망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임 때리기 VS 게임 우호 - 주요 18대 의원의 당락은?
게임 규제에 목소리를 높인 의원들의 대거 탈락 역시 눈여겨볼 사항이다. 먼저 셧다운제를 기습 발의한 바 있는 새누리당 신지호 의원과 ‘게임기금조성법’을 제의한 것에 이어 ‘짐승뇌’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새누리당 이정선 의원은 모두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다.
교과부의 ‘쿨링오프제’와 상통하는 ‘초/중등학생의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및 해소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는 새누리당 박보환 의원 역시 공천 탈락 결과를 수용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은 법안심사 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18대 국회가 종료됨에 따라 자동으로 폐기됐다.
공중파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게임은 마약과 똑같다’라는 발언으로 큰 논란을 산 최영희 전 여성가족위원장은 개혁공천을 목적으로 불출마했으며, 셧다운제 입법에 목소리를 높인 김금래 의원은 현재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다. 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내며 적극적으로 셧다운제 도입을 주도한 새누리당 전재희 의원은 이번 총선에 낙선하여, 19대 국회의원으로 자리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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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마약과 똑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산 최영희 전 여성가족위원장
게임업계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힌 의원 중 일부도 19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2월에 개최된 ‘청소년과 게임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하여 게임 규제의 불합리함을 강조한 새누리당 원희룡 의원과 앱스토어를 비롯한 오픈마켓 게임의 자율심의 현실화에 공헌한 바 있는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이번 총선에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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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게임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 중인 원희룡 의원
e스포츠 지적재산권을 가운데 둔 블리자드와 KeSPA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2010년 당시, ‘e스포츠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공청회를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주최하는 등 게임에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낸 새누리당 허원제 의원 역시 공천탈락 결과를 승복하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게임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 산업을 주관하는 문방위 구성은 아직 안개 속에 있다. 기존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공천탈락, 불출마를 사유로 대거 물러나며 새로운 구성원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 본회의에서 셧다운제에 대한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무소속 김성식 위원은 낙선했으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여론조사 조작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 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등, 이처럼 게임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 의원이 대거 빠진 상태다. 19대 문방위 구성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는 IT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갖춘 의원의 입성을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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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그간 게임 진흥을 위해 힘써온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의 3선 성공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전병헌 의원은 오픈마켓법을 대표로 발의하여 1년 7개월 만에 닫혀 있던 오픈마켓 게임카테고리를 개방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또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물을 제외한 모든 게임의 심의를 민간기관으로 이전하는 ‘게임위 민간이양’에 힘을 썼다. 이 외에도 음악채널로 변경되며 폐지 위기에 놓인 MBC게임의 존치필요성을 강하게 어필했으며, 게임을 비롯한 아마추어 창작자들에 대한 정부 지원과 심의료 면제를 골자로 한 ‘아마추어 창작활동 지원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하는 등, 활발할 의정활동으로 게임업계에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
과도한 규제가 산업 성장 저해를 초래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오픈마켓 자율심의에도 목소리를 낸 바 있는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 역시 3선에 성공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당별 정책
이번 19대 총선에 앞서 각 정당은 게임에 대한 정책을 발표하여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가장 많은 정책을 내놓은 당은 이번 총선에서 128석을 확보한 민주통합당이다. 민주통합당은 게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청소년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규제책과 스마트폰 게임을 포함한 모바일/인터넷 콘텐츠 활성화를 지원하는 진흥책을 동시에 제시했다. 민주통합당은 셧다운제에 대한 경실련 정책도우미의 질문에 “실효성은 낮지만, 제도 자체로 일정한 효과는 있다”라며 다소 애매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반면 19대 총선에서 152석을 차지하며 제 1당으로 자리한 새누리당은 게임에 관련한 정책을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 여기에 셧다운제의 효과에 대해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은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의 보호장치임으로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는 새누리당이 게임산업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에 이어 제 3당으로 자리한 통합진보당 역시 게임에 관련한 정책을 개진하지는 않았다. 다만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는 셧다운제 입법 당시 본회의에서 “(셧다운제는) 과잉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라며 “온라인게임의 중독성 구별 기준도 없으며, 이용 총량을 제한하거나 부모나 본인 동의로 시간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한 반대발언을 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19대 총선에서 의석 5석을 획득한 자유선진당은 게임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 산업을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셧다운제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취지에는 공감하나 실효성은 부족”라며 법의 효과가 미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젊은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이번 19대 총선에서 게임을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활용한 후보가 있었다. 본인을 캐릭터가 등장하는 앱 게임 ‘나는 수성구민이다’를 배포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와 인기 스마트폰 게임 ‘앵그리버드’를 패러디한 새누리당 홍준표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게임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서려는 두 후보는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했으나, 관심이 표로 이어지지는 못해 모두 낙선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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