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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게임 디자인 방법? 매직더개더링에서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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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DC2012 `매직더개더링` 20년간의 게임디자인 엿보기


23일, NDC2012에서 넥슨 신규 개발본부 백승엽 차장은 트레이딩 카드 게임 `매직더개더링`으로 알아보는 20년간의 게임 디자인 엿보기를 강연했다.

경력 15년의 백승엽 차장은 현재 마비노기2 프로그래머이자 1995년부터 현재까지 `매직더개더링`을 즐기고 있는 베테랑 플레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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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백승엽 차장, 매직더개더링 베테랑 플레이어다

백차장은 자신이 오랫동안 접해온 `매직더개더링`이 지난 20년간 어떻게 개편되고 룰이 변경되었는지를 사례로 들어 게임 디자인의 변화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설명했다.

매직더개더링의 게임 디자인 핵심은 새로운 시도와 도전

`매직더개더링`은 최초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으로 1993년 첫 발매됐다. 창시자는 리차드 가필드라는 수학박사로 `매직더개더링`의 아버지라 불리며 지능개발게임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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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직더개더링의 아버지라 불리는 리차드 가필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매직더개더링`은 수 많은 카드를 만들어내며 기존 카드의 기능을 손상하지 않고, 룰을 다듬는 도전을 행해왔다. 이런 도전에서 백승엽 차장은 게임 디자인에 접목시킬 만한 의미를 엿봤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디자인적 의도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는지다.

먼저 `매직더개더링` 디자이너의 목표는 일반적으로 여느 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지극히 단순하게 기존 플레이어의 유지와 신규 플레이어의 유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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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직더개더링의 게임 디자인 목표 역시 일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기존 플레이어들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드의 다양성이 있다. 이는 지속적인 카드 구입을 유도하는 것인데 더 매력적이고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카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현재 약 1만 2천종의 카드가 존재하고 있으나 방대한 양으로 인해 각 카드 간 차별화가 없는 개성이 상실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더 나아가 카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는 불안 요소까지 더해졌다. 더 매력적인 카드는 더 강한 카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는 카드 파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카드가 많아지면서 대다수의 유저가 동일한 카드를 획득하고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직더개더링`은 일종의 완화 장치를 고안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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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테이션은 매직더개더링의 게임 디자인에 있어 최선의 선택이었다

로테이션이라는 이 장치는 돈을 주고 산 기존 카드를 못 쓰게 하는 것이다. 물론, 구매자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규칙이었다. `매직더개더링`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었고 단순히 사용 금지로 끝내지는 않았다. 공식대회 이외의 플레이에서는 합의 하에 사용이 가능하게끔 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유저가 대회에 참석하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이 로테이션이 성립이 됐을까? 백차장은 공식 대회가 주요한 역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직더개더링`은 매년 전세계 유저를 대상으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유저들 사이에서도 종종 일반적인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게다가 공식 대회 상금이 자그마치 4만 5천 달러로 책정되어있어 궁극적으로 대회의 영향력 확대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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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직더개더링의 카드 일러스트

많은 유저가 대회 우승을 노리고 참여하며, 다양한 전략 전술을 보여주는 명실공히 `매직더개더링`의 최고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일반 유저들이 자연스레 공식 대회의 규칙과 덱 구성(자신만의 카드 조합) 전략 등을 보고 따라하면서 암묵적으로 사용 금지 카드를 당연시 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로테이션은 다른 매력의 카드를 제공하는데도 유리했다. 로테이션으로 인해 일부 카드가 아웃 될 것이기 때문에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카드를 만들 수 있고, 이러한 실험과 도전은 결과적으로 유저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기능을 갖게 됐다.

아무리 좋은 약도 과다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

`매직더개더링`은 앞서 언급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다양한 카드를 만들었다. 이 와중에  플레인즈워커라는 카드가 탄생하게 됐는데 그간 지켜온 카드 룰과 밸런스가 송두리째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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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런스 파괴의 주범이 된 플레인즈워커

플레인즈워커는 강력한 카드와 색다른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역할을 위해 만들어졌다. 플레인즈워커는 스토리상으로 이미 `매직더개더링` 세계의 마법사로 플레이어를 지칭하는 뜻이었다.

이 때문에 설정 상 모든 마법과 생물을 부릴 수 있는 플레인워커를 카드로 제작하니 너무나 막강한 오버 파워의 카드가 되버린 것이다. 결국 이것은 밸런스를 붕괴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 `매직더개더링`은 맨딩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스토리상으로 플레인워커를 너프 시켰다. 불사의 존재 플레인즈워커는 더 이상 불사가 아닌 생과 사를 겸비하는 일반적인 형태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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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설정상에서 플레인즈워커는 너프 됐다

게임 디자인이 게임설정과 스토리에 큰 영향을 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매직더개더링`뿐만 아니라 블리자드의 대표작인 WOW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토리상 영웅 캐릭터들이 실제 게임 속 NPC나 콘텐츠로 적용되면서 스토리나 설정이 변경되는 경우다.

일례로 WOW의 레이드 보스인 라그나로스라는 불의 군주는 스토리상 불멸의 존재로 유저가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어찌할 수 없는 대상이지만 WOW의 배경이 되는 아제로스 대륙에 소환되면서 본체의 힘이 약화 되어 물리칠 수 있게 된 것(다시 정령세계로 돌아간 것이지만) 등이 그것이다.

또한, 워낙 강력한 카드로 구성되어 있던 탓에 플레인즈워커에서 금지카드가 등장하게 됐다. `매직더개더링`은 카드 디자인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새로운 타입의 카드 디자인 능력이 부족한 것을 스스로가 인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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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의 완성에 있어 실패의 인정은 중요한 요소다

플레인즈워커가 너프되고 금지카드를 지정한 이후 새로운 카드 타입이 추가되면서 `매직더개더링`은 새로운 형태의 플레이 방식으로 재미를 선사하게 됐다. 기존 카드의 기능을 훼손시키지 않고 다른 매력의 카드 제공이라는 원래 목표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신규 플레이어 유입 정책은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수정하는 것

밸런스 파괴 카드 플레인즈워커를 너프 시키고 새로운 매력의 카드로 거듭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존 유저에 해당되는 것이다. 신규 플레이어의 유입에는 또 다른 시도와 도전이 진행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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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플레이어 유입의 가장 최우선은 쉽고 단순하게

먼저,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배우고 알아야 하는 수를 줄여 나갔다. 일관성 있게 하나를 배우면 다음 것에 응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다. 더불어 배워야 하는 룰을 더 쉽게 만들었다.

배움의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카드의 판매 구성 방식을 두가지로 분리한 것이다. 초보자용의 코어셋과 숙련자용의 확장팩이 그것으로 각각 엄선된 플레이와 다양한 플레이를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정작 신규 플레이어의 성향을 분석해보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입문하는 초보자가 주변의 기존 플레이어를 보고 따라서 카드를 구매했던 것이다. 게다가 초보자가 쉽게 접하기 위한 카드들이 최신의 상품이 아니면 판매처에서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선택에 한계선이 그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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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과 도전에서의 오차는 당연하다

이에 `매직더개더링`은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갔다. 먼저 가능한 카드 수를 대폭 줄였다.  이로인해 2008년 7월 2,100종의 세트 카드가 748장까지로 줄었다. 또한 미씩 레어라는 등급의 카드를 도입해 양은 줄이고 카드의 등급을 늘려 선택의 폭을 확장했다. 이 결과 낱개로 판매되는 부스터 구매욕과 기대치가 증가하게 됐다.

온라인게임을 여기에 대입하면 신규 유저를 위해 초반 콘텐츠의 양은 줄이고 퀄리티를 높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다수의 온라인게임들이 서비스 초기 콘텐츠 양을 늘린 상태로 방치해 두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신규 유저가 유입할 때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카드 수뿐만이 아니라 복잡하고 방대한 룰도 대폭 줄였다. 약 80페이지에 달하던 룰북이 절반인 40페이지까지 줄어들었다. 이후로도 현재까지 끊임없이 룰을 개편하고 진화시켜 복잡성을 최대한 낮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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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하자면 신규 유저가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단순화와 명확화가 핵심

직관적으로 알기 쉽게 개정하고, 지켜지지 않는 룰은 과감하게 폐기했다. 또한, 모호한 용어를 수정하여 단순 명료한 룰로 다양한 전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바꿨다.

`매직더개더링`의 게임 디자인은 무엇보다 다양한 실험과 도전에서 시작됐다 점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와 해결과정에서 얻어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백승엽 차장은 지금까지 설명한 과정을 거쳐 한국에서 한글화된 `매직더개더링`이 발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폭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어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매직더개더링`의 이러한 게임 디자인 정책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 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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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직더개더링의 카드 일러스트는 고퀄리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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