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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매치, 기성 축구게임에 대한 도전은 가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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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매치 3 대 3 모드 시작화면
▲ 리매치 3 대 3 모드 시작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난 19일 정식 출시된 신작 축구게임 '리매치(Rematch)'가 최근 300만 플레이어를 돌파했다고 한다. 이 게임은 전작 '시푸(Sifu)'로 근접 전투와 쿵푸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슬로캡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축구게임 대표작인 EA FC 시리즈가 정체기에 진입하고 라이벌 게임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축구게임에 대한 대중적 열망이 가득했던 시기였기에 이 게임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개인적으로 리매치는 기존 축구게임의 공식을 모두 파괴하는 새로운 게임이다. 내가 아는 축구도 아니며 내가 아는 게임도 아니지만, 축구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가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매력을 게이머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라붙는다.

익히 알려진 대로 리매치는 오직 1명의 선수만 조종하며 축구보다는 풋살에 가깝다. 모드에 따라 3 대 3, 4 대 4, 5 대 5 경기가 진행되는데, 특히 3 대 3 모드에서는 공을 잡을 기회가 압도적으로 많다. 게임에는 라인 아웃도, 오프사이드도, 반칙도 없다. 공은 벽에 튕겨져 나오고, 태클은 사람을 부상 입히지 않으며, 경기가 중단될 때는 오로지 득점 후 세레모니 순간뿐이다. 이러한 규칙은 기존 축구에 없는 창의적 플레이를 연출하기 쉽게 만든다. 예를 들어 일부러 공을 골대 위쪽 공간으로 슈팅해 튕겨낸 후 해당 공을 잡아 변칙적인 슛이나 돌파를 시도하는 식이다.

세레모니 순간 외에는 경기가 끊기지 않는다
▲ 세레모니 순간 외에는 경기가 끊기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선수 개인 컨트롤에 한껏 집중하게 된다. 팀 전체를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공을 가지고 개인기를 펼쳐 상대방을 따돌리거나 창의적인 패스로 공간을 창출해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공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의 패스/슛 각을 봉쇄하고 인터셉트를 하는 등의 움직임도 요구된다.

이러한 게임 방식은 2010년 출시된 국산 축구게임 프리스타일 풋볼을 연상시킨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버전을 거듭하며 게임이 많이 달라지긴 했는데, 리매치는 그 중에서도 2008년 당시 프리스타일 풋볼 초기 시연 버전과 유사하다. 당시 프리스타일 풋볼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며 패스나 슛 방향을 세밀하게 조종하는 방식을 선보였는데, 리매치 역시 키보드-마우스 사용 시 이러한 조작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프리스타일 풋볼 초기 버전이 2025년에 새 생명을 얻어 출시됐다면 딱 이런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리매치는 프리스타일 풋볼을 비롯한 기존 축구게임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첫 번째가 바로 공 터치 감각이다. 현대 축구게임 대부분은 '선수의 공 소유'를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공이 선수의 발에 거의 붙어 움직이게 한다. 일단 공을 잡고 나면 선수만 움직여도 공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공이 소유권이 없어질 때는 경합이나 실수, 공중볼 등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뿐이다.

이런 시스템에 익숙한 기존 축구게임 유저들에게 리매치의 공 터치 감각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일단 게임 전반적으로 물리 기반 컨트롤이 폭넓게 적용돼 질주할 때 공이 발에 붙지 않는다. 공 따로, 나 따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패스를 받는 행위 자체도 질주 버튼에서 손을 뗀 채 신중하게 받지 않으면 튕겨져 나갈 때가 많고, 공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이고, 방향을 순식간에 전환하거나 멈추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 단순히 로빙 패스를 받는 것조차도 상당한 숙련도를 요하기에, 일반적인 축구게임의 컨트롤 감각으로 접근하면 당황스럽다.

이렇게 멋들어진 컨트롤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 이렇게 멋들어진 컨트롤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두 번째는 독특한 컨트롤 감각이다. 리매치의 카메라는 TPS나 3인칭 액션게임처럼 플레이어의 뒤를 따라간다. 사이드 각도에서 전체 경기장을 횡으로 보거나, 골대 방향에서 앞쪽만 바라보는 흔한 방식이 아니다. 시야에 들어오지 않은 아군이나 상대편 플레이어, 혹은 공의 위치는 아래쪽의 미니맵을 확인해야 한다. 축구게임에서는 상당히 독특한 체계인지라, 쉽게 익숙해지기 어렵다.

슛 역시 이질적이다. FC 시리즈나 e풋볼, 프리스타일 풋볼 등에서는 패스를 받아 정면으로 슛을 때릴 때 자리만 잘 잡고 슛의 방향과 세기, 타이밍만 조절하면 된다. 반면 리매치에는 화면 정중앙에는 슈팅게임처럼 조준점 비슷한 게 있으며, 기본적으로 이 방향으로 슛이나 패스가 나간다. 따라서 사이드라인을 따라 움직이다 슛을 하려면 일단 조이스틱이나 마우스를 돌려 골대를 봐야 한다. 그러니까 패스를 받기 위한 세밀한 컨트롤에 이어, 짧은 시간 동안 슛 방향을 골대 구석 혹은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방향으로 직접 조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슛을 위해서는 반드시 카메라 방향을 골대 쪽으로 조준해야 한다
▲ 슛을 위해서는 반드시 카메라 방향을 골대 쪽으로 조준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조작 체계도 처음 보는 스타일이다. 특히 게임패드의 경우 ㅁ 혹은 X버튼이 아니라 RT 버튼으로 슛을 하게 되는데, 기존 어떤 축구게임에서도 보지 못한 버튼 구성이다. 좋게 말하자면 총을 쏘는 감각으로 슈팅을 하게 되지만, 오른손 엄지로 카메라 방향을 조작하면서 동시에 오른손 검지로 슛을 누른다는 점이 상당히 낯설고, 이는 플레이를 10시간 이상 한 지금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비단 슛 뿐 아니라 대시, 패스, 태클 등의 버튼 구성이 상당히 독창적이다.

세 번째는 캐릭터에 부여되는 포지션과 스킬, 어빌리티가 전혀 없는 자유 포지셔닝 게임이라는 점이다. 모든 플레이어가 동등한 조건과 환경에서 철저히 컨트롤만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시스템적인 문제 지적은 있을지언정, 밸런스 문제에 있어서는 여지조차 남겨두지 않는다.

다만 그만큼 할 수 있는 특별 컨트롤 자체가 적다. 개인기 종류도 몇 개 안 되고, 수비나 패스 관련해서는 아날로그적 조작에만 기댄다. 뭔가 멋진 모습을 보여줄 만한 스킬이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어빌리티 투자도 없다. 게임을 좀 더 쉽고 다이나믹하게 만들어줄 뭔가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골키퍼 역할을 맡을 때를 제외하면 수비 미드 공격의 구분이나 특성이 아예 없다
▲ 골키퍼 역할을 맡을 때를 제외하면 수비 미드 공격의 구분이나 특성이 아예 없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네 번째는 골키퍼다. 일반적으로 골키퍼는 플레이어의 컨트롤 대상이 아니다. 기존 축구게임들은 골키퍼에게 특정 명령은 내릴지언정 기본적인 조작은 자동에 맡기는 방식이다. 그러나 리매치는 골키퍼를 플레이어가 맡는다. 그것도 유동적으로. 골 라인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장갑을 착용하고 키퍼 조작을 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키퍼 없이도 게임을 할 수 있다.

보통 축구게임에서 키퍼를 조작하게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큰데, 희한하게도 리매치는 키퍼 조작에 있어 나름대로의 재미를 잘 살렸다. 다이빙과 점프, 태클 등으로 상대방의 공을 막고 때로는 앞으로 튀어나가는 등의 재미가 상당하다. 키퍼 포지션이 고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빠져나간 자리를 다른 아군이 대신하기도 하고, 반대로 수비를 맡고 있던 내가 급 장갑을 끼고 키퍼가 되기도 한다. 대충 공 근처에 캐릭터만 가져다 대고 있으면 공은 자동으로 막거나 잡아주기에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물론 방향을 잘 잡아야 하긴 하지만, 단언컨대 키퍼 컨트롤을 이렇게 영리하게 가져간 게임은 여태껏 없었다.


골키퍼 직접조작을 이렇게 영리하게 접근한 게임은 처음이다
▲ 골키퍼 직접조작을 이렇게 영리하게 접근한 게임은 처음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성 축구게임에 대한 도전, 그러나 불친절하다

이 모든 시스템은 기성 축구게임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된다. 20년 넘게 기존 축구게임들이 정립해 놓은 틀을 깨버리겠다는 의지가 모든 곳에서 느껴진다. 내가 캐릭터의 모든 것을 수동으로 조작하는 환경 하에서 놀라운 패스를 연출하고, 그림 같은 슛을 넣었을 때의 쾌감은 일반 축구게임에서의 그것을 상회한다. 이것이 리매치의 하이라이트다.

다만, 게임의 한계도 명확하다. 일단 물리 기반 게임이라고 하기엔 비현실적인 부분이 좀 많다. 아마도 핑이나 서버 문제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공이 키퍼 손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은 상당히 자주 연출된다. 트래핑이나 패스, 발리 슛 등의 상황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공 움직임이 매우 자주 보인다. 제대로 태클을 했는데 상대를 뚫고 지나가거나, 내가 잡은 공이 순간이동해서 상대방 발 밑으로 가는 경우가 매 경기마다 몇 차례씩 반복된다. 물리적 효과 때문에 컨트롤이 어렵고 조금 불편한 점은 게임의 특성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불합리하게 나를 '억까' 한다고 느껴질 때 게임에 대한 흥미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안 그래도 시스템적으로 어려운 게임인데, AI 대전이나 키 매핑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진입장벽을 더욱 높인다. 튜토리얼이 있긴 하지만 재미없는 시스템 익히기 식이고, 실전 감각을 익히기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 게임 내에서는 게임패드 플레이를 추천하지만, 기자는 해당 조작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결국 EA FC와 프리스타일 풋볼을 혼합한 방식으로 키나 카메라 구성을 바꾸려 했지만, 게임 내에서는 자유로운 키 매핑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키보드+마우스 플레이가 차라리 좀 더 편한 느낌이긴 한데, 아무래도 세밀한 조작 측면에서는 한계가 좀 있다.

재미없고 지루한 튜토리얼
▲ 재미없고 지루한 튜토리얼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체 유저들의 튜토리얼 달성률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사진출처: 스팀)
▲ 전체 유저들의 튜토리얼 달성률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사진출처: 스팀)

패드 키 매핑도 지원하지 않는다
▲ 패드 키 매핑도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앞서 해보기가 아닌 정식 출시임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 다양한 기능들이 미구현되어 있다는 점도 감점 요인이다. 랭크 게임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고, 배틀 패스를 통해 랭크를 올려 장식 아이템을 잠금 해제하는 방식은 벌써부터 추가 결제를 요구하는 느낌이 든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굳이 아이템을 사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이템 종류도 너무 적다.

전반적으로 리매치는 기존 축구게임과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게임이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매우 높고, 그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는 이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와 인터셉트, 득점 요령을 파악하게 되면 게임이 매우 재미있어지긴 하는데, 거기까지 유저를 끌고 갈 만한 시스템이 놀랍도록 적고 불친절하다. 서버 상태 등으로 인한 불합리한 상황 연출도 큰 문제다.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면 필수적으러 갖춰야 할, 유저에게 게임 내 소속감을 주는 요소도 거의 전무하다.

서버 상태로 인해 분명 막았는데 공이 순간이동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종종 연출된다
▲ 서버 상태로 인해 분명 막았는데 공이 순간이동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종종 연출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빈약하고 불안한 부분구매 요소들
▲ 빈약하고 맞지 않는 옷 느낌의 부분구매 요소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이 모든 것을 뚫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플레이할 경우 기존 축구게임에서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쾌감이 밀려온다. 제작사의 제1과제는 유저들을 이 단계까지 끌고 오는 것인데, 벌써 1주일이 된 시점에서 좀 늦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으로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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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매치 2025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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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소개
'리매치'는 축구게임이지만 FC 시리즈나 e풋볼과는 플레이 방식이 많이 다르다. 우선 게임 인원은 총 10명이 5 대 5로 나뉘어 플레이하는 풋살에 가까우며, 인원 수가 적은 만큼 골키퍼의 경우 페널티 구역 안에...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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