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게임쇼로 손꼽히는 E3,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하지만 앞서 말한 행사들은 ‘축제’라기 보다 ‘전시회’와 같은 느낌이 강하다. 물론 현장에서 팬들을 위한 이벤트가 다채롭게 진행되지만 새로운 게임 혹은 콘솔을 전시하고, 이를 알리는데 주목적을 둔 ‘게임쇼’와 같은 분위기가 있다. 한국의 대형 게임쇼 ‘지스타’는 B2C는 물론 작년에는 B2B의 비중을 크게 늘리며 ‘축제’와 ‘비즈니스’적인 특성을 동시에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다면 정말로 게이머에 의한, 게이머를 위한, 게이머의 축제란 이 세상에 없을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자유롭게 게임을 플레이하며 그 자체를 즐기는 것에 목적을 둔 ‘프리한’ 행사가 있다. PAX라는 약자로 더 널리 알려진 ‘페니 아케이드 엑스포(Penny Arcade Expo)’가 바로 그 자리다.
▲ PAX 이스트 2012 현장 (사진출처: PAX 이스트 공식 홈페이지)
PAX의 개최 목적은 그 시초를 되짚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게임을 소재로 한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끈 북미의 인기 웹툰 ‘페니 아케이드’의 작가 마이크 크라홀릭과 제리 홉킨스는 게이머 문화를 위한 축제의 장을 열어보자는 취지 하에 2004년 PAX를 출범시켰다. 지난 2011년 7만 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 모은 행사가 작가 단 2명의 생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니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PAX를 출범할 당시 ‘페니 아케이드’ 측은 콘솔 게이머와 PC 게이머는 물론 국내에서는 매니아 문화로 알려진 테이블탑(TCG와 같이 테이블에서 즐기는 게임) 유저가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즐기는 쇼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PAX 현장에는 콘솔과 PC 게임은 물론 ‘던전 앤 드래곤’이나 ‘매직 더 개더링’과 같은 정통 TCG를 위한 유저 참가 행사가 병행된다. 또한 다른 플레이어와 겨루는 소형 토너먼트도 함께 열린다.
여기에 게임에 영감을 받은 특별 콘서트와 개발진과 유저들이 함께 진행하는 자유로운 질의응답 섹션, 주요 업체들의 전시 부스,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게임 프리 플레이 에어리어’,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의 전문적인 강연이 하나로 어우러진 것이 바로 PAX라는 행사다. 그리고 오는 3월 22일부터 24일까지(북미 현지 기준) 미국 보스턴 컨벤션에서 PAX EAST 2013이 개최된다. 참고로 말하자면 PAX EAST는 2023년까지 보스턴을 개최도시로 삼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 PAX에는 블리자드의 미공개 신작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개최 전부터 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여기에 캡콤은 현장에서 신작 2종을 새롭게 발표하며, 스퀘어 에닉스 역시 ‘파이널 판타지 14’의 최신 정보를 공개한다. 또한 락스타 게임즈의 기대작 ‘GTA5’가 깜짝 등장을 예정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 PAX 이스트 2013 부스 배치도
게임메카는 PAX 이스트 2013의 개막을 앞두고, 행사의 이모저모를 미리 자세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 편의를 위해 아래에 명기된 일정 및 시간은 북미 현지 기준으로 맞췄음을 알린다.
블리자드와 캡콤의 미공개 신작 베일 벗는다!
팍스 이스트 2013의 최대 화두는 블리자드의 신작 공개다. 후속작도, 확장팩도, 내부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타이탄’도 아니라고 스스로 못을 박으면서까지 ‘새로운 타이틀’임을 강조한 이번 작품이 과연 무엇일지 수많은 추측이 꼬리를 물고 제기되고 있다. 블리자드의 랍 팔도(Rob Pardo) 부사장은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다음 주가 PAX 이스트인데 차기작 발표 준비를 아직도 하지 못했다”라고 밝히며 신작 공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블리자드의 신작은 행사의 개막일인 22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프레젠트’ 섹션을 통해 그 베일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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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리자드가 신작 발표를 알린 안내문
캡콤 역시 PAX 이스트에 따끈따끈한 신작 2종을 들고 방문한다. 22일 정오에 열리는 ‘월드 오브 캡콤’에는 캡콤의 프로듀서 및 프로덕트 매니저가 패널로 참석해 최신작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전한다. ‘리멤버 미’와 ‘로스트 플래닛3’, ‘레지던트 이블 레버레이션’, ‘드래곤즈 도그마: 다크 어라이즌’ 등 기존에 공개된 작품은 물론, 아직 대중 앞에 공개된 적 없는 새로운 작품 2종이 PAX 현장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 캡콤의 신작 '리멤버 미'
엔씨소프트의 북미 스튜디오 카바인 스튜디오는 자사의 신작 ‘와일드스타’를 PAX에 출품했다. 22일 오후 3시 카바인 스튜디오는 ‘와일드스타 – 넥서스로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참가자들에게 게임을 소개하고, 내부 시스템 및 신규 지역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또한 현장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는 ‘와일드스타’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50석 규모의 시연대가 운영된다.
▲ '와일드스타'도 PAX에 출전한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유비소프트도 PAX 이스트에 부스를 차리고 자사의 2013년 신작을 게이머들에게 선보인다. 현장에 대표 시리즈 ‘어쌔신 크리드’의 신작, ‘어쌔신 크리드4’가 출품된다. 여기에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의 새로운 데모 버전이 공개되며,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와치독’의 신규 콘텐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 '어쌔신 크리드4' 첫 트레일러
이어서 다운로드 전용 게임인 ‘스파르타쿠스 레전드’와 ‘콜 오브 후아레즈: 건슬링거’의 시연 버전이 부스에 전시된다. 이 날 현장에 방문한 유저들에게는 ‘어쌔신 크리드4’와 ‘와치 독’, ‘스플린터 셀: 블랙리스트’의 사전 예약에 대한 혜택과 무료 티셔츠가 증정된다.
스퀘어 에닉스 역시 PAX 2013에 대한 라인업을 공개했다. 2013년 주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성된 출전 리스트에는 ‘킹덤 하츠, 1.5 리믹스’와 부분 유료화 서비스를 예정한 온라인 FPS ‘히어로즈 & 제너럴스’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Wii U 기종의 새로운 타이틀 발표를 예정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스퀘어 에닉스는 22일 오후 1시 ‘파이널 판타지 PAX 이스트 패널’을 통해 리부트에 들어간 ‘파이널 판타지 14’의 세부 정보를 발표한다.
▲ '파이널 판타지 14' 신규 영상
올해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23일 낮 12시에 진행되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 대해 당신이 알고 싶은 모든 것’은 게임의 개발진이 직접 출연해 유저들과 질의응답을 실시한다. ‘게이머’를 중심에 둔 PAX의 섹션 중에는 이렇게 개발진과 일반 참가자들이 질문과 답변을 서로 주고받는 섹션이 다수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영상
‘암드 어썰트’의 유즈맵이자, 좀비 및 타 플레이어와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사실적을 담아낸 게임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DAY-Z’에 대한 개발자 패널 역시 주요 내용으로 손꼽히고 있다.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현재 개별 게임으로 개발 중인 ‘DAY-Z’에 대한 개발진 간의 토론이 PAX의 이튿날인 23일 오후 3시 30분에 진행된다.
▲ 완성도를 인정받아 스탠드얼론으로 제작 중인 'DAY-Z'
MMORPG 기대작 ‘네버윈터’ 시연 버전 공개
‘게이머 문화 축제’를 자청한 PAX 이스트는 현장에 방문한 일반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마음껏 게임을 즐기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PAX 이스트가 열리는 보스턴 컨벤션 센터 내에는 각 업체의 전시 부스 외에도 ‘콘솔 프리 플레이 지역’과 ‘휴대용 게임기 라운지’, ‘PC 에어리어’, ‘테이블탑’ 등 게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소규모 대회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참가자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하는 재미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으로 치면 작은 ‘랜파티’ 여러 개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는 참가자들 (사진출처: PAX 이스트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시연 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작품이 몇 종 있다. 북미의 크립틱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중국의 퍼펙트월드가 퍼블리싱하는 MMORPG 기대작 ‘네버윈터’의 시연 버전이 공개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되는 버전에는 현재 진행 중인 비공개 테스트에 반영되지 않은 ‘그레이트 웨폰 파이터’와 같은 신규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어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 MMORPG 기대작 '네버윈터' 원화
‘이브 온라인’의 CCP 게임즈 역시 PAX 현장에서 이색 행사를 준비 중이다. 같은 서버를 공유하는 ‘이브 온라인’과 ‘더스트 514’의 스페셜 인 게임 이벤트를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현장에 방문한 게이머 중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을 선별해 직접 특별 이벤트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벤트의 핵심 내용이다. 이 외에도 CCP 게임즈는 ‘이브 온라인’의 새로운 확장팩을 현장에서 발표할 것이라 전했다.
▲ '더스트 514'와 '이브 온라인'의 연계 이벤트가 현장에서 진행된다
PAX의 대표 이색 부스 ‘인디 메가부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코너다. 행사장 내에 마련된 ‘인디 메가부스’에는 톡톡 튀는 개성과 아이디어고 돋보이는 인디 개발자들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올해 PAX 이스트 인디 메가부스에는 개발사 50곳, 총 62종의 게임이 발표된다. 또한 23일 저녁 7시에는 메가부스의 총괄자로부터 행사에 참여할 개발사 및 작품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부스를 세부적으로 꾸리기까지의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인디부스의 설계(Building the Indie Megabooth)’ 섹션이 열린다.
▲ 60여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인디 메가부스'
참가자들의 경쟁심을 불태우는 소규모 대회도 다수 열린다. PAX 현장에는 ‘워해머 40K 컴뱃 패트롤’과 ‘블러드볼’, ‘매직: 더 개더링’, ‘마벨 VS 캡콤3 얼티밋’, ‘드래곤볼 부도카이 HD 컬렉션’, ‘마리오 카트7’, ‘’oo7 골든아이’, ‘대난투 브라더스’, ‘마인크래프트’,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소닉 & 올스타즈 레이싱’, ‘헤일로4’, ‘소울 칼리버5’ 등 다수의 게임 대회가 열린다. 또한 현장에서는 ‘매직: 더 개더링’의 무료 부스터를 증정하는 행사가 수시로 진행된다.
노는 행사인 줄만 알았지? 어깨에 힘 팍 준 ‘진지한 코너들’
위의 내용만 보고 PAX를 단순히 ‘즐기기만을 위한 행사’라 단정하면 안 된다. 특히 PAX 이스트 2013에는 올해 초에 발생한 미국 총기난사사건과 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게임’으로 돌려진 상황을 고려해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섹션이 상당히 많다. ‘비디오 게임과 운리학: 도전과 논쟁’, ‘정신건강과 비디오게임’, ‘폭력과 비디오 게임, 그리고 아이들’, ‘당신 안의 악마와의 싸움: 우울증을 앓는 게이머의 관계형성’, ‘육아와 비디오게임’ 등의 코너가 현장에서 진행된다. 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른 사안을 외면하려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토의해보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특정 게임에 대한 섹션도 마련되어 있다. 그 중 돋보이는 것인 ‘리그 오브 레전드’ 내에서 유저들의 비매너 행위를 억제하고 매너 플레이를 권장할 방법을 연구하는 ‘플레이어 품행’ 팀의 강연이다. 라이엇 게임즈 개발진은 해당 강연에서 게임 내 골칫거리 중 하나인 ‘비매너 행위’를 개선할 방법을 고안해낸 비결을 공개한다. 이 외에도 ‘헤일로4’의 새로운 맵팩 DLC가 공개되는 ‘헤일로4의 멀티플레이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 ‘매스 이펙트 3부작 회고’, ‘마인크래프트: 모장의 이야기’, ‘던전 마스터의 아트’ 등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한다.
개발자 혹은 이를 지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유익한 섹션들도 눈에 뜨인다. ‘기어즈 오브 워’의 게임 디자인을 총괄한 바 있는 클리프 블리스진스키는 PAX 이스트의 기조강연을 통해 본인이 게임업계 종사자로서 걸어온 길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아레나넷, 퍼펙트 월드, 카바인 스튜디오의 제작진이 ‘와일드 스타’, ‘에버퀘스트 넥스트’, ‘네버윈터’ 등 최신작들을 통해 온라인게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온라인게임의 미래’가 주목할만한 섹션으로 손꼽혔다.
e스포츠 분야에 대한 강연도 4종이나 마련되어 있다. 역사는 길지만 아직 한국처럼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지 못한 북미 e스포츠의 현안 및 전망, 그리고 발전 방향 등이 현장에서 거론된다. 주요 강연으로는 ‘2013년의 e스포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 ‘e스포츠, 스포츠와 게이밍이 주는 이득’ 등이 있다.
이 외에도 ‘게임 오디오: 취미에서 전문가까지’, ‘턴 베이스 게임으로의 귀환’, ‘당신의 게임을 보여준다면 나도 보여줄게, 게임 개발사가 첫 번째 작품을 선보일 때’, ‘비디오게임 RPG의 미래의 롤플레잉’ 등의 강연이 진행된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게임 기자 지망생을 위해 마련된 ‘독립적인 시대의 게임 저널리즘’과 ‘당신은 왜 게임 저널리스트가 되길 원하는가’를 주제로 한 강연에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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