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PC방 금연법 위헌 아니다＂

▲ 지난 4월에 열린 범PC방생존권연대 집회 현장 (사진제공: 범PC방생존권연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PC방 업소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대해 제기된 위헌소송을 기각시켰다. PC방 금연법은 청구인들이 지적한 직업수행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배되는 요소가 없다는 것이 헌재의 공식 입장이다.

PC방 금연법으로 널리 불리고 있는 국민건강증진법은 기존에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5:5로 나누어 운영하던 PC방을 전면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지난 6월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다만 보건복지부 측은 PC방 금연법에 대해 6개월 간의 계도기간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부 업주들 사이에서는 계도기간 중에도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심판 대상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PC방을 전면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과 이를 지키지 않는 자에게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부분, 마지막으로 법을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청구인은 위와 같은 사안이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 측에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헌재의 판결은 PC방 금연법은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것이다. PC방을 전면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부분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요소로 손꼽히는 과잉금지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을 모두 위배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의 입장이다.

과잉금지원칙의 경우, PC방 금연법을 시행해 청소년을 비롯한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을 방지해 국민 전체의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공익적인 효과가 크다고 판명됐다. 또한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PC방을 전면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 외에 대체수단이 없으며, PC방 영업 자체를 금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장 내 흡연행위를 금하는 것뿐이라 업주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불 수 없다는 것이다.

신뢰보호원칙 역시 보건복지부가 사전 협의 및 예고 없이 바로 제도를 도입한 것이 아니며, 법 시행을 2년 간 유예하며 변화한 상황에 적응할 기간을 충분히 줬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즉, 정부가 업주들에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변화를 요구한 부분이 없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재산권 침해의 경우, 실제로 존재하는 재산이 아닌 기회비용 손실을 헌법으로 보장해줄 수는 없다고 발표됐다. 즉, 법 시행으로 인해 고객이 줄어들며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는 점만으로 헌법에 명시된 재산권이 침해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전에 설치한 흡연석을 철거하고, 법 규정에 맞는 새로운 흡연부스를 만들며 발생하는 손실 역시 금연법 시행으로 인한 간접적인 손해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가 아니라는 것이 헌재의 판결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PC방 업계 측은 참담한 심정이라 전했다. 인문협 측은 “헌법소원이 제기되며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허탈한 기분이다. 내부 논의를 통해 이후 대응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PC방 금연법은 업계에 어떠한 여파를 미치고 있을까? 전국 PC방 수를 집계하고 있는 게임물등급위원회 측에 따르면 PC방의 수는 연간 기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5월 22일 기준 22207개소였던 PC방 수는 6월 19일 기준 22146개소로 줄었다”라고 밝혔다.

흡연 고객의 이탈 및 이용 시간 감소 현상 역시 포착되고 있다. 인문협 측은 “일단 보통 3~4시간씩 가게를 이용하던 이용객들이 현재는 통상 1~2시간 동안만 머물러 있다. 또한 업소의 매출 역시 40%~50% 정도 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전했다.

이처럼 PC방 금연법은 시행 전후로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연 이에 대한 향후 대응은 어떻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