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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명가 KOG, 그곳에는 '사람'과 '교육'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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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3년째 대구에 뿌리내린 게임개발사 KOG가 독특한 사내 교육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0년 이종원 대표 외 2명이 대구에 설립한 KOG는 '엘소드' '그랜드체이스' '파이터스클럽' 등의 게임을 내놓으며 현재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 게임은 국내서도 인기가 많지만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그랜드체이스'는 브라질에서 최고인기게임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회사의 규모도 무척 커졌다. 불과 3명에 불과했던 KOG는 현재 직원 수가 300명을 넘겼고, 대구의 문화 중심지로 알려진 동성로에 사옥을 마련해 게임 기업으로 그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처럼 KOG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독특한 사내 교육문화가 그 중심에 있다. KOG는 서울에 있는 일반 게임개발사와 달리, 모든 업무가 '교육'에서 파생되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교육문화는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은 물론 시장 트렌드나 이슈 공유가 병행돼 정보에 뒤처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KOG의 사내 교육문화는 매일매일 진행되는 '미니 개발자 컨퍼런스'로 이해하면 쉽다. 유니버시티(미니대학 개념), 세미나, 아카데미로 분류된 해당 교육은 1년 내내 KOG 내에서 가동되기 때문이다. 

우선 유니버시티는 시니어급 개발자들이 기초 업무 노하우와 각종 스킬을 신입 직원들에게 전수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보통 신입 개발자는 입사 이후 실전이라는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선배 직원들의 기초 노하우와 스킬을 습득해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유니버시티는 기초적인 부분을 다루는 만큼 필수 참여는 아니며, 신입 및 경력이 낮은 개발자들이 주로 참여한다. 

매 주 진행되는 세미나는 이보다 조금 더 전문성을 띈다. 이 역시 KOG의 내부 직원이 다른 직원들에게 강연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개발 노하우 전수부터 시작해 시장 트렌드 분석, 이슈 공유 등 주제가 다양하다. 이는 게임개발에 필요한 교육뿐 아니라 시장 흐름과 연계해 시야를 한층 넓히는 데에도 그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세미나는 그 주제에 맞춰 모든 직원이 필수로 참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카데미는 명사를 초빙해 진행하는 가장 수준 높은 교육이다. 강사는 내부직원이 아닌 외부 인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시장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 방문해 다양한 주제를 두고 교육을 진행한다. 작년에는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와 엔엑스씨 김정주 대표 등이 찾아와 강연하기도 했다. 또, 해당 강연은 KOG 직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어, 대구 지역 문화 콘텐츠 인식 확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KOG의 독특한 교육문화는 지방에 있는 불리함을 커버하는 역할도 해준다. 실전 개발 노하우는 물론 시장의 흐름 분석까지 갖가지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또, 해당 교육이 업무시간에 진행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업무 외 시간에 진행하면 직원들이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 아예 교육을 '업무 항목'으로 접근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인식을 잡은 것이다. 이에 맞춰 KOG는 내부규정을 확립해 모든 직원이 일정 교육에 꼭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관련해 KOG 경영관리팀 배용철 이사는 "일반 게임개발사도 나름의 교육 시스템이 있지만, KOG처럼 사내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회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회사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 KOG 사옥은 대구시 동성로에 위치하고 있다


- 사람이 먼저다, KOG의 운영철학

KOG의 사내 교육문화는 '사람이 전부다'라는 이종원 대표의 회사 운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계속 키워야 게임개발사로서 그 정체성을 온전히 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KOG는 사내 교육문화를 확장하기 전에 복지부터 강화했다. 직원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도서관, 식당, 카페 등을 무상 혹은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며, 게임 보조비 등도 지원된다. 또, 대구 외 지역에서 입사한 직원들에게는 무상(관리비 제외)으로 기숙사과 하루 세 끼 식사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KOG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시각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1년에 한 번씩 꼭 해외로 워크샵을 간다. 

사내 교육문화가 확립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복지가 함께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입소문이 나 불과 3명이었던 KOG의 직원수는 현재 300명을 넘어 섰다. 직원 분포도를 보면 서울 외 지역이 이미 50%를 뛰어 넘은 만큼, KOG라는 회사 자체가 전국에서 매력적인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배용철 이사는 "대구에 있지만 게임개발사로서 절대 뒤쳐지지 않는 회사가 KOG"라면서 "앞으로도 사람과 게임에 더 투자해 회사와 게임 모두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부터는 카메라에 담은 KOG 회사 내부. 


▲ 게임개발사 답게 친숙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KOG 입구


▲ 직원들 사진이 정겨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 게임 테스트 룸 






▲ 워크샵 등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 녹음실, 음향기기 수준은 무척 높은 편이라고 하네요








▲ KOG 도서관입니다, 게임개발부터 시작해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있습니다


▲ 물론 자유롭게 대여가 가능합니다


▲ 앗! 이것은 구엑박 개발자 킷?














▲ 저 마우스 패드는 직원들도 구하지 못하는 희귀품이라고 하네요




▲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 매 주 세미나가 진행되는 회의실 겸 세미나룸


▲ 유니버시티 수료증, 이제 뉴비에서 벗어나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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