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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2013] 스마트폰게임 창업 노하우? '창업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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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창업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엑스크로스넷 이학수 대표


스마트폰 게임 회사 창업 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진실은 무엇일까? 의외로 전문가의 대답은 바로 "창업하지 마라"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 서비스센터  창업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모바일게임사 엑스크로스넷의 이학수 대표는 오늘(27일) 한국게임개발컨퍼런스(이하 KGC 2013)에서 '스마트폰 게임 회사 창업 시 알려주지 않는 것들'이라는 세션을 진행했다. 이날 이학수 대표는 자신이 실제 창업을 하고 모바일게임 개발을 하면서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문위원을 하면서 겪고 들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달했다.


먼저 이 대표는 강연 첫 문을 열면서 "창업을 하려고 생각했던 사람은 내 강의를 듣고 창업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고, 창업 계획이 없었던 사람은 창업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청중의 눈길을 끌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국내 스마트폰 창업 사례는 대략 만 건으로 추정된다. 물론 조사치이며 실제 창업 회사 수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다. 이학수 대표는 사람들이 창업을 쉽게 생각하거나 취미 삼아 창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하며 "계획 없이 사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에게는 생각했던 것 같은 핑크빛 미래가 펼쳐지지도 않고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 맞을 일만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창업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많이 발생한다. 자신이 결정권을 가지게 되면서,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도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5명의 소규모로 시작한 개발사에서 서버담당자가 회사를 그만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후에 사장이 서버 담당자가 여전히 회사의 서버를 개인 용도로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해 경고를 하자, 그날 저녁 서버가 해킹을 당해 DB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혹은 회사 프로그래머가 회사에서 너무 잠을 많이 자서 알아보니, 경쟁업체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식이다.


자본 없이 창업하면 모욕을 당하게 되는 수도 있다. 한 회사 사장이 건달 투자자에게 지원을 받게 됐는데, 투자자가 거래처 사람에게 상해를 입혀 난처했던 사건은 업계에 유명하다고 한다. 혹은 이면계약서를 쓰게 되는 수도 있다. 보통 주식회사는 법인이 계약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개인이 피해를 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투자자는 반대로 투자 금액 환수에 대한 미래가 불안해진다. 따라서 어떤 투자자는 해당 창업 회사의 대표가 개인으로 끝까지 투자 금액을 책임을 진다는 이면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다고. 물론, 불평등한 일이지만 자본금이 크지 않은 사업자는 당장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이면계약서를 쓰게 된다.



▲ 창업을 섣불리 했다가 투자자에게 연필로 맞는 경우도 생긴다



▲ 창업 노하우를 듣기 위해 몰려든 개발자와 개발 꿈나무들로 만석을 이루었다


이학수 대표는 “이렇게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게임 창업을 한다”며, “이는 스마트폰게임 시장에서 한두 사람의 뛰어난 능력으로 전 세계 메이저 기업과 상대하는 전설적인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슈퍼셀의 게임 '클래쉬 오브 클랜' 매출액이 EA가 만든 999종의 게임 매출을 넘어서는 모습은 지금까지 게임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밑바탕에는 충분한 경험과 지식이 깔렸기에 가능했다. 이학수 대표는 "창업을 안 하면 죽을 것 같을 때 창업을 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창업을 하려면 인력을 구축하고 시장을 가늠하고 돈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사업계획, 지원자금, 그리고 제품화, 이 모든 것은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게임사를 다니면서 제작 공정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학수 대표는 "TV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을 보더라도 그들은 매일 똑같은 일을 십여 년간 하고 또 이를 새롭게 만들어 낸다"며 "이러한 경력과 기본적인 능력이 바탕이 되지 않는 창업은 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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