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게임개발자연대 창립총회 개최

이미 업계에는 지난 03년부터 한국게임개발자협회(KGDA)라는 단체가 존재해왔지만, 게임개발자연대의 김종득 신임 대표는 실질적인 활동이 미비해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이나 게임산업 규제에 대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김 대표를 필두로 한 핵심 인사들이 게임개발자를 위한 진정한 연대를 표방하며 지난 4월부터 사단법인 게임개발자연대 설립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유캔펀딩을 통한 모금 활동 및 목표액 달성으로 연대 설립이 현실화 됐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권익 증진과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그동안 게임개발자연대는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발의한 통칭 ‘손인춘법’과 황우여 대표의 '4대악' 발언에 대한 사과 촉구 성명 발표 등 공정한 여론 형성을 위한 견해를 내비춰 왔다. 또, 게임업계 종사자 1,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업무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게임 개발 종사자의 주당 야근 시간과 임금 체불 경험이 이슈가 된 바 있다.

게임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창립총회에서 김 대표는 “게임개발자나 산업 종사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단체가 오늘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법인 설립 배경과 취지(강령)에 대한 발표 후 준비(계획)중인 근로 환경 및 게임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안들도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소규모 개발사나 창업자를 위한 표준 고용 계약서나 체당금 및 체불 임금 상당 등이 주요 쟁점이다. 장기적으로 노동법 개정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암암리 부당한 취급이 많아왔고 이를 알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이것을 알리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게임 인식 개선 차원으로, 내년부터 성남시 후원으로 학부모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 방문 교육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각 지역 초, 중, 고등학교 의무적으로 인터넷 중독 교육이 필수가 되는데, 아직까지 커리큘럼이나 강사 역시 결정된 것이 없다. 이에 강사들을 많이 포섭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조직 구성 및 인력 계획도 소개했다. 이사회는 대표와 부대표 및 이사 3인으로 구성되며, 고문은 현재 노무사 및 변호사로 선출된다. 그리고 상근 인원은 예산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게임개발자연대 공식 사이트는 오는 12월 오픈 예정으로, 그때까지 게시판 위주의 임시 사이트를 열어 운영된다.

끝으로 김 대표는 “우리는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며 그렉 코스티키안(Greg Costikyan)의 저서 I have no word, and I must design의 한 문장을 발췌 및 수정한 문구를 소개하며 이날 창립총회는 마무리 됐다.

해당 문구는 다음과 같다.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은, ‘관객이 참가하는 민주적 예술’의 창조를 지향하는 혁명적 대열에 서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운동이 성공한다면 게임 개발자는 인류의 문명을 더욱 높일 수 있으리라. 실패한다면 이 TV 시대에 지성이 결여된 그저 그런 오락이 또 하나 생겨났다는 것으로 결말지어질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