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과몰입 치료, 강제 규제보다 `자율` 의지가 중요

▲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 설명회 전경
왼쪽부터 게임문화재단 정용환 사무국장, 이영식 센터장, 한덕현 교수

2011년 6월, 국내에 최초로 게임 과몰입을 의학적으로 치료/연구하는 곳이 생겼다. 중앙대학교 병원에 자리한 게임 과몰입 상담치료센터(이하 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센터에서 진료에 임하고 있는 한덕현 교수는 “게임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좀 더 깊게 파고 들어, 작용과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라며 치료와 연구가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게임문화제단과 센터는 1월 19일, 중앙대학교 병원에서 지금까지의 치료 성과 및 치료 진행과정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개소 6개월 차를 맞이한 센터의 등록환자는 194명에 이른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중 절반 이상이 20대 이상의 성인이라는 것이다. 설명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치료예방센터에 방문한 환자 중 소아/청소년은 90명, 성인은 104명에 이른다.

한덕현 교수는 “어린 아이들보다 셧다운제와 관계 없는 연령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라며 “현재 시행 중인 셧다운제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더불어 그는 “게임 과몰입 치료는 환자의 자발적인 의지가 중요하다. 스스로 치료를 원해 센터에 찾아오는 방문자는 전체의 40% 정도인데, 보호자에 의해 타율적으로 방문한 경우보다 치료 성과가 좋다”라며 자발적으로 게임을 올바르게 이용해야겠다는 결심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재 센터가 시험 중인 가상 현실 치료 프로그램은 개선을 원하는 의지가 치료에 필요한 도구로 활용된다. 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인 가상 현실 치료 프로그램은 좋아하는 게임 플레이 화면을 제시하다가, 환자 스스로가 게임을 하며 느낀 부정적인 이미지와 목소리를 넣어 과도한 플레이를 지양하겠다는 절제심이 들도록 계획된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환자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무엇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캐치해야 한다.

▲ 현재 테스트 중인 가상 현실 치료 프로그램

이 외에도 3~4명을 한 그룹으로 묶어 치료하는 그룹인지치료, 자제력을 높이는 약물을 사용하는 약물치료, 중앙대학교 체육과학대학과 협동 하에 준비 중인 체육교육, 가족 구성원 전체를 케어하는 가족치료 등이 치료예방센터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한다. 한 교수는 “일단 대상자를 면담 한 뒤, 각자에게 적합한 치료방법을 선택한다”라고 언급했다.

▲ 케이스 바이 케이스! 다각도로 이뤄지는 센터의 진료 시스템

우리 가족이 무슨 게임을 어떻게 즐기는지 이해하고 있는가?

설명회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이영식 센터장은 “가족은 게임 과몰입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며, 동시에 치료자다”라고 전했다. 그는 게임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가 이끄는 가정이 아이를 게임 과몰입으로 몰고 가는 주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따뜻한 사랑이 뇌의 변화를 일으킨다...가족의 관심이 중요함을 나타내는 연구 사례

사실 모든 일은 복구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센터 역시 이러한 사실을 강조했다. 한덕현 교수는 “게임 과몰입의 원인으로 개인적인 취약성과 주변 환경, 결집력이 약한 가족을 꼽는다”라며 “의지가 필요한 때와 독립을 원할 때, 구성원이 바라는 바를 긍정적으로 지원해주는 가족이 정말로 결속력이 강하다고 평가한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게임 과몰입 대상자를 완전히 사회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는 업체 및 유관기관,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한덕현 교수는 “현재 특정 게임업체와 예방/치료를 연계하는 MOU 체결을 준비 중이며, 문화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 하에 1년에 4번씩, 총 3년 간 모니터링을 진행해 이에 관련한 통계를 내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방에 위치한 관련 단체 및 병원과의 협의 하에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를 끝까지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