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비디오

마을 이름이 `게이`인데, 그게 무슨 죄인가요!

/ 1

100908-risell-ms1.jpg

▲ 구글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버지니아 주의 소도시 `포트 게이`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미국 Xbox 라이브의 사용자가 거주하는 도시 지명을 동성애를 비하한다 오해하고 접속을 차단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8일, MS는 자사의 실수로 Xbox 라이브 접속 차단 조치를 당한 사용자, 조쉬 무어(Josh Moore, 이하 무어)에게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올해 만 26세로 평소 FPS를 즐기는 무어는 지난 주,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Xbox 라이브에 접속했다. 문제는 그가 등록한 Xbox 라이브 프로파일에서 불거졌다. 해당 프로파일에는 무어가 살고 있는 도시, 포트 게이(영어 단어 Gay는 남성 동성애자 외에도 즐거움, 유쾌함 등을 뜻한다.)의 명칭이 포함되어 있었다. MS의 Xbox 라이브 운영팀은 이를 동성애를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상정한 가짜 지명으로 오해해 프로파일에 기재된 지명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고 그의 접속을 차단했다.

무어는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내가 북 버지니아의 동성애 마을에 산다고 생각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을 지명이 내가 동성애자들을 혐오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에 그는 Xbox 라이브 운영팀에 직접 연락해 자신이 살고 있는 ‘포트 게이’가 실제 지명임을 알렸다. 그러나 처음 그의 문의를 받은 운영팀 직원은 이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았고, “포트 게이라는 단어를 다시 프로파일에 넣을 경우, MS에 등록된 그의 계정을 삭제할 것이며, 미리 지불한 1년 정액 이용료는 환불되지 않는다.”라 답변했다.

결국 무어는 미국의 우편/화물 배송 전문업체 U.S 포스탈 서비스에 등록된 ‘포트 게이’의 ZIP 코드를 알려줬다. 또한 포트 게이의 시장도 “마을의 이름은 상관 없이 ‘게이’라는 단어는 문맥 상으로 어떠한 공격적인 의미를 표하지 않는다.”라며 부당한 조치를 당한 그를 두둔했다. MS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포트 게이’가 실제 지명임을 확인하고 그간 부당한 조치를 취한 무어 측에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Xbox 라이브 운영팀의 최고 실무자, 스테판 톨루즈(이하 톨루즈)는 “불행하게도 사내 직원의 실수로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 좀 더 주위를 기울였다면 이러한 제재 조치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자사의 잘못을 인정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보다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금지 조치를 내리기 전의 내부 방침을 개선시켜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지난 2009년에도 발생했다. 해당 사례는 ‘GTA 4’의 확장 에피소드 ‘발라드 오브 게이 토니’를 둘러싸고 벌어졌는데, 프로파일에 해당 게임의 타이틀을 표시한 다수의 사용자가 접속 차단 조치를 당했다. 당시 사용자들은 “게임 타이틀을 프로파일에 넣었을 뿐인데 왜 접속이 차단되었는지 모르겠다.”라며 앞뒤 문맥 및 상황을 살피지 않고 단어에만 집중한 MS의 운영 방침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동성애 성향을 가진 Xbox360 사용자들 역시 자신의 성적 취향을 프로파일에 표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MS의 처사가 동성애를 비하하는 것이라 비난한 바 있다. 이에 MS는 지난 3월 5일, Xbox 라이브 프로파일에 개인적인 성적 취향, 종교, 인종 등이 사항을 자유롭게 기재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