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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국내 게임업계는 그야말로 MMORPG 전성기였다. 당시 수많은 MMORPG가 범람하듯 쏟아졌는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금까지 서비스를 이어오는 게임은 극소수다. 그 가운데 2005년 출시된 데카론은 20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활발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이어오고 있다.
데카론의 활발한 장기 서비스 뒤에는, 긴 시간 동안 데카론을 개발, 운영해 온 유비펀 스튜디오가 있다. 그런 유비펀 스튜디오의 현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유비펀 스튜디오 김성용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우선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김성용 대표: 유비펀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용이라고 한다. 유비펀에는 개발실장으로 처음 입사했는데, 그 뒤 본부장을 맡았다가 지금은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Q. 유비펀 스튜디오는 어떤 개발사인가?
김성용 대표: 유저분들께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것으로는 데카론 서비스가 있다. 그 외 내부적인 회사 설립 이념으로는 유저분들께 좀 더 많은 즐거움을 드리고, 신뢰를 줄 수 있는 회사가 되자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Q. 유비펀 스튜디오가 추구하는 개발 및 서비스 기조가 있다면?
김성용 대표: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나온다면 이를 유저분들께 돌려드리고자 한다. 데카론을 예로 들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경품이나 인게임 이벤트도 자주 열어 유저분들께 수익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오래된 게임일수록 업데이트가 멈추는 경우도 많고, 매출이나 지표가 떨어지면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 게임도 많다. 사실 저도 개발자이기 전에 한 명의 게이머이다 보니, 이를 보고 있으면 안타까울 때가 종종 있다. 유저 입장에서는 그 게임에 많은 추억도 있을 것이고, 특히 MMORPG라면 애정을 가지고 키웠던 캐릭터가 사라질 때의 상실감도 어마어마하다. 개인적으로 그런 것들이 싫어서, "적어도 우리가 서비스 하는 게임은 매출과 상관없이 멈추지 말고 이어가자"는 이야기를 내부적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Q. 데카론을 서비스하면서 기억에 남는 개발 비화가 있다면?
김성용 대표: 데카론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일이 굉장히 많다. 아시다시피 데카론은 처음에는 게임하이에서 개발을 하고, 그 뒤 여기저기 회사를 옮겨 다닌 비운의 게임이었다. 그러다 보니 제가 2016년 개발실장으로 처음 입사했을 때, 업무에 대해 알려줄 인수인계자가 없었다. 여기에 입사 첫 날 저녁부터 게임에 장애가 생겨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프로그램 소스나 서버 IP 같은 것도 제대로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입사 후 몇 년 동안은 굉장히 고생했다. 특히 당시 PC보다는 모바일 MMORPG가 떠오르던 시기였던지라, 회사는 회사대로 힘들었던 상황이었다.
Q. 그간 많은 고생을 하신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데카론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김성용 대표: 아직까지 다양한 분들이 데카론을 즐겨주고 계신데, 저희가 무언가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유저분들이 정말 많은 격려를 해주신다. 사실 개발을 하다 보면 실수도 하고 오류도 많이 생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듯한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이 너무 뜻깊었다.유저분들이 간식이나 커피 같은 선물도 자주 보내주신다. 예전에는 어떤 유저분이 본인이 재배하신 당근을 박스 채로 보내주신 적도 있다. 모양이 되게 예쁜 당근이었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물에 씻은 다음 생으로 씹어 먹으면서 일했던 기억이 난다. 진짜 맛있었다(웃음).

Q. 데카론은 2007년부터 해외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해외 서비스 현황은 어떤지?
김성용 대표: 미국이나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서양권 국가를 하나로 묶어 글로벌 서버를 운영 중에 있다. 우리나라처럼 코어 유저층이 꾸준히 게임을 즐겨주시고 있고, 저희도 디스코드 커뮤니티에서 계속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 외 중국 쪽에서는 한국에 준하는 볼륨으로 서비스 중이고,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는 현지 퍼블리셔 요청으로 잠시 서버를 내렸다가 9월에 재오픈할 예정이다. 한국과 글로벌 서버는 저희가 직접 서비스하고, 그 외 지역은 현지 퍼블리셔가 담당 중이다.
Q. 글로벌 서버만 자체 퍼블리싱하는 이유가 있는지?
김성용 대표: 해외 퍼블리셔에 서비스를 맡기니 서비스 자체가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류가 생기면 그대로 방치가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되지 않고 쌓이기만 했다. 오죽 했으면 글로벌 유저분들이 저희에게 직통으로 "글로벌 서버 좀 살려달라"는 요청을 보내오기도 했다.사실 글로벌 서비스를 직접 하려면 법인 설립, 저작권 및 상표권 등록 등 거쳐야 될 과정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민했지만, 실익을 따지지 말자는 생각에 글로벌 서비스를 직접 맡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말하면 글로벌 서비스는 어지간하면 수익이 나기 어려운데, 유저들을 더 우선적으로 두자는 생각에 적자가 나도 계속 운영하고 있다. 정말 유저 수가 10~20명 밖에 없는 정도가 아니라면, 계속 운영하자는 기조를 지키려 한다.
Q. 올해 4월 미국 불법 사설 서버를 상대로 데카론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되어가는지?
김성용 대표: 사실 글로벌 서버를 저희가 직접 맡기로 한 이유 중 하나다. 솔직히 불법 사설 서버가 아예 없어지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다고 단속을 아예 안 해버리면 무분별하게 서버가 생겨버린다. 그래서 저작권 위원회나 변호사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제재를 시도했는데 눈에 띄는 효과가 없었다.그 후로 좌절감을 조금 느끼다가, 글로벌 서비스를 직접 하게 되면 불법 서버를 잡아 내는 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로펌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아서, 법인 설립부터 저작권 등록까지 다 했다. 현재는 불법 서버 운영자를 잡아내는 과정에 있는데, 큰 규모의 불법 서버는 인원을 어느 정도 특정해서 법원까지 들어가 있는 상태다.


Q. 유비펀 스튜디오에서 개발을 하면서, 해보지 못해서 아쉽거나 나중에라도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성용 대표: 일단 재밌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크다. 그 외에는 이상론일 수도 있지만 한국형 BM을 없앨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솔직히 해외 게임을 보면 한국에 비해 매출을 덜 나오더라도 유익한 구조가 많더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글로벌 업계 흐름에 국내 업계도 발 맞춰가야 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그 외에는 사실 데카론 2를 무조건 만들고 싶었다. 엄밀히 얘기하면 원래 데카론 2에 대한 내부 이야기나 여러 회사의 러브콜이 있었다. "우리가 지원해 줄 테니 개발해볼 생각 없냐" 같은 요청이 많이 들어왔는데, 어설프게 만들어서 기존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속편을 만들면 데카론의 강점을 살리면서 단점은 보완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저 스스로 20년간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만큼 게임을 잘 알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게임을 더 분석한 다음, 그 뒤에 속편 제작을 하는 게 맞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 외 차기작에 대한 시도도 계속 있었는데, 이런저런 내부 상황 때문에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Q. 향후 유비펀 스튜디오의 운영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듣고 싶다.
김성용 대표: 현재 매달 공식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다. 개인적인 욕심이긴 하지만 유저분들과 정말 깊은 신뢰를 쌓고 싶다. 사실 데카론이 오래됐다 보니 "조만간 서비스 종료하겠지", "이러다 망할거야"라는 얘기도 들리는데, 이런 반응이 없어지게 만들고 싶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에는, 유저들이 "정말 유비펀만큼 믿을 수 있는 회사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는 이상이 있다.

Q. 마지막으로, 유비펀 스튜디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김성용 대표: '친구 같은 개발사'라고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친구라는 것도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다. 옛날에 종종 저희를 직접 찾아와 문의를 하시는 유저분들이 계셨는데, 그 분들에게 항상 "그냥 삶에 지치거나 힘들 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도록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게임이 되겠다"고 말했었다. 가끔 친구와 그냥 가서 편하게 소주 한 잔할 수 있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술집처럼, 유저들이 기억 날 때 한 번씩 돌아오실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주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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