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의 반격, 언리얼 엔진 '모바일' 공략 본격 시동

에픽게임스의 무료화 선언 이후, 언리얼 엔진의 전 세계 사용자는 25배 늘어났다. 이제 에픽게임스의 차기 목표는 언리얼 엔진을 PC와 콘솔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대세 엔진’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에픽게임스는 9일(토),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언리얼 서밋 2015(이하 언리얼 서밋)’를 개최했다. 언리얼 서밋은 언리얼 엔진에 관련된 정보와 활용 노하우를 전달하는 컨퍼런스로, 총 16개 강연으로 꾸려졌다. 현장에는 약 1,400명의 개발자가 참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400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컨퍼런스는 으레 당시 개발 흐름을 반영하는 주제를 다룬 세션으로 꾸려진다. 언리얼 서밋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엔진 사용 방법부터 오픈월드 게임 제작, 그리고 가상현실까지 다양한 테마의 강연이 포진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모바일 플랫폼 집중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모바일’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은 총 6개로, 전체 16개 세션 중 3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에픽게임스는 이번 행사를 위해 데모용 모바일게임인 ‘소울던전’을 선보이고, 제작 과정을 직접 설명하며 강연의 이해도를 높였다.

‘소울던전 아트 콘텐츠 제작’ 강연을 진행한 에픽게임스 최용훈 과장은 “현재 한국 게임시장에서 대세는 모바일이다”라며 “언리얼 엔진으로도 모바일게임을 잘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소울던전’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에픽게임스가 본래 언리얼 엔진이 강세를 보이던 PC와 콘솔 플랫폼에 그치치 않고, 모바일에서도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모바일 플랫폼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이래로 꾸준히 저변을 넓혀가는 유니티에 비해, 언리얼은 고품질이나 묵직하다는 인식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용자가 적었다. 이에 에픽게임스는 지난해 월정액 모델 발표에 이어 GDC 2015에서 사용료 전면 무료화를 선언하며 진입 장벽을 낮췄다. 그리고, 언리얼 서밋에서 모바일 플랫폼에 포커스를 맞춘 강연을 다수 진행해 개발자들에게 장점을 어필한 것이다.

에픽게임스 팀 스위니(Tim Sweeney) 대표도 “언리얼 엔진은 온라인 뿐만 아니라 모바일게임 개발에도 적합한 엔진”이라며 “특히 최근 모바일 기기들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점차 고품질 그래픽을 지닌 게임들이 각광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언리얼이 모바일의 대세 엔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실제로 국내 모바일게임 유저들이 선호하는 장르가 미드코어에서 하드코어로 서서히 넘어가며 언리얼 엔진의 영역은 넓어지고 있다. '블레이드'가 언리얼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을 증명한 이래로 '전투의 신'과 넥슨의 '레고' IP 신작 등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게임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무료화와 함께 소규모 개발사도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에픽게임스 박성철 지사장은 "정확한 수치는 아직 공개하기 힘들지만, 일일이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사가 많아졌다"며 "머지않아 언리얼 엔진 모바일게임이 속속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