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산업

모바일 덕에 모바일 탓에... 모바일에 울고 웃는 게임사

/ 1


2015년 1분기,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넷마블게임즈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엔씨소프트를 잡은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이번 분기에 엔씨소프트를 매출과 영업이익 두 부분에서 앞질렀다. 이러한 구도는 2015년 1분기 국내 게임시장의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바로 모바일의 강세다.

이번 분기에 두드러진 성장을 보여준 대표 업체는 넥슨, 넷마블게임즈, 컴투스, 웹젠 4곳으로 압축된다. 매출, 영업이익 1위를 찍은 넥슨은 전년 동기 대비 한국 모바일게임 매출이 222% 늘어나는 가시적인 성과를 봤다. 올해 상반기에 모바일 사업본부를 새로 꾸린 넥슨은 ‘영웅의 군단’, ‘피파 온라인 3M’, ‘삼검호’ 등 기존작의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올렸다. 전체 모바일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6% 오르며 증가세를 보였다.

넷마블게임즈는 전통강자 엔씨소프트를 밀어내고 매출과 영업이익 2위에 올랐다. 매출 2,034억 원, 영업이익 510억 원을 달성한 넷마블게임즈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넷마블게임즈역시 모바일에서 원동력을 얻었다.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등 기존작이 건재한 가운데 신작 ‘레이븐’이 흥행가도에 오르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레이븐’ 이후에도 모바일 라인업이 탄탄하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오른 ‘마블 슈퍼파이트’를 필두로 ‘크로노블레이드’, ‘시티앤파이터’, 오는 20일에 발표되는 신규 프로젝트 ‘이데아’까지 대기 중이다.

컴투스와 웹젠은 해외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매출 937억 원, 영업이익 356억 원을 달성한 컴투스는 전체 매출 중 83%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해외 매출이 942% 오른 것이다. 대표작 ‘서머너즈 워’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 이어 ‘낚시의 신’, ‘골프스타’, ‘소울시커’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성장에 기여했다. 1분기 해외에서 재미를 본 컴투스는 2분기에도 해외 마케팅 강화 및 콘텐츠 업데이트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웹젠의 1분기 실적은 '전민기적'이 견인했다. 특히 ‘R2’나 ‘뮤 온라인’ 등 온라인게임 매출이 줄었음에도 ‘전민기적’의 중국 실적을 바탕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민기적’ 효과는 한국에도 이어지고 있다. ‘전민기적’의 국내 버전 ‘뮤 오리진’이 출시 1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2위에 오른 것이다. 여기에 '뮤 오리진'의 애플 앱스토어 출시 및 글로벌 진출도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웹젠은 ‘뮤 오리진’을 기반으로 2분기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잘해야 현상유지, 모바일 재미 못 본 업체 성장둔화 뚜렷



반면 모바일에서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한 업체는 성장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현상유지에 그쳤으며, 네오위즈게임즈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5% 줄어드는 결과를 받아 들었다. 대표 중견기업 중 하나인 위메이드 역시 신작 부재 및 기존작 부진으로 젼년 동기 대비 모바일게임 매출이 38% 줄어들었다.

우선 엔씨소프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 늘었다.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다른 약점은 서비스 17년 차의 노장 MMORPG ‘리니지’가 아직도 매출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택진 대표 스스로가 2015년을 모바일게임 원년이라 밝혔으나 ‘소환사가되고싶어’, ‘프로야구 6:30’ 등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외에는 결과물을 낸 게임이 아직 없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웹보드를 제외하고 모바일게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모바일 웹보드게임과 ‘크로스파이어’ 중국 춘절 성수기 효과로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2014년에 출시했던 모바일게임 신작은 시장에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2014년 하반기부터 네오위즈게임즈는 ‘도데카’, ‘그라나사 이터널’ 등을 출시했으나 모두 흥행에는 실패하며 매출을 견인하지 못했다.

NHN엔터테인먼트와 위메이드 역시 우울한 시기를 보냈다. 영업손실 13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NHN엔터테인먼트와 전년 동기 대비 모바일게임 매출이 38% 줄어든 위메이드는 오는 2분기에 모바일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진출을 뿌리로 한 모바일게임 사업 확대와 비 게임 사업을, 위메이드는 모바일게임 개발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주력 업체 중에도 신작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한 곳이 있다. ‘쿠키런’을 주력 타이틀로 삼고 있는 데브시스터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89% 감소한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의 실적이 급감하며 차기작 출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단일 모바일게임 의존도가 높을 경우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예시다.

더욱 더 쪼그라든 중견업체, 모바일게임으로 반전할 수 있을까?

올해 1분기 국내 게임업체의 허리는 더욱 더 바짝 쪼그라들었다. 허리를 맡고 있는 중견업체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1분기 매출이 3,996만 원에 그친 소프트맥스를 필두로 한빛소프트, 조이맥스, 와이디온라인, 엠게임 등이 전년 동기보다 못한 실적을 받아 들었다. 드래곤플라이는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크게 올랐으나 신작 효과보다는 경영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바일게임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하반기를 목표로 그간 준비해둔 모바일게임 신작을 출시하며 실적개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와이디온라인과 조이맥스는 모바일게임 해외 진출 의지를 드러내며 한 발짝 더 먼저 간 모습을 보였다.

업계 트렌드인 모바일을 가져가겠다는 전략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진출 업체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며 안 그래도 레드오션이라 평가되는 국내 모바일 시장이 급속도로 포화상태에 이를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넷마블게임즈, 컴투스, 넥슨 등 선점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단순한 ‘모바일 진출’만으로는 뾰족한 답을 찾기 힘들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