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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비만을 부른다? KBS 아침뉴스타임 객관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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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아침뉴스타임 28일자 영상캡처(사진출처: KBS 뉴스 공식 홈페이지)

 

공중파의 게임 때리기가 또 시작됐다. 강력범죄와 학교폭력, 정신이상을 넘어 이제는 비만까지 영역이 확대됐다. ‘게임이 비만을 부른다’는 특정 케이스를 객관적인 검증 과정 없이 일반화한 것이다.

 

KBS는 28일 아침뉴스타임을 통해 ‘폭력 게임이 비만과 혈압상승을 부른다’라는 내용의 뉴스를 보도했다. 보도된 내용은 폭력성이 높은 게임을 하면 식욕 증진을 야기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과식을 부른다는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과 스포츠게임, FPS를 할 때 각각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고, 폭력 요소가 높은 FPS가 가장 스트레스 지수가 높게 나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앞서 나온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와 같은 위협 상황에서 이에 맞서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즉, 일을 하거나, 언쟁을 벌이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과도하게 먹는 것을 줄이는 등,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서 코르티솔은 발생한다.

 

하지만 KBS의 보도에는 게임 이외의 다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코르티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이 없다. 따라서 이를 모르는 시청자가 뉴스를 볼 경우 ‘게임을 하면 이 호르몬이 발생해 식욕이 올라가 과식을 부르는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다. FPS와 비슷한 장면과 소리가 나오는 전쟁영화 등, 다른 상황과의 비교분석이 없다는 것 역시 문제다.

 

뉴스에 출연할 사람를 찾는 과정 역시 도마에 올랐다. KBS는 게임과 비만에 대한 방송을 준비한다며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통통(퉁퉁)한 사람’을 찾는다는 공지를 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취재해 그 결과를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 게임은 비만을 부른다’라는 결론을 만들어두고 여기에 맞는 사례를 찾아나선 셈이다. 즉,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퉁퉁한 사람이라는 특이 케이스를 찾고, 이를 일반화시킨 것이다.

 

특이 케이스의 일반화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설사, 게임에서 져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가정해도 모든 사람이 먹으면서 이를 푸는 것은 아니다. 즉, 스트레스를 푸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먹는 것으로 해소하는 케이스만 지목해서 ‘게임은 비만을 부른다’라는 논리를 완성했다.

 

만약 ‘게임은 비만을 부른다’는 내용을 보도한다면 특정한 사람 소수를 지목해, 단기간의 조사로 내용을 완성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장기간 게임을 즐기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자세한 연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계를 내고, 그 결과를 정확하게 보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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