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산업

모에란 본능의 산물, 덕업일치 '큐라레' PD의 이색 이론

/ 1

▲ IO스튜디오의 김용하 PD

지난 2월에 출시된 모바일게임 '큐라레: 마법 도서관(이하 큐라레)'를 개발한 IO스튜디오의 김용하 PD는 경력이 화려하다.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을 기획한 그는 '큐라레'를 통해 '덕업일치(덕심과 업을 일치시킨다)'의 길을 걷고 있다고 게임메카의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용하 PD가 정의하는 '모에'란 과연 무엇일까? 김 PD의 이색 '모에론'을 NDC 14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5월 28일, NDC 14 현장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관람객이 모여든 강연이 있었다. 이들을 모이게 한 원동력은 '모에론'이라는 간결한 제목의 강연이었다. 김용하 PD는 NDC 14의 세션 중 하나인 '모에론'을 맡아, '모에'란 무엇이며 각 캐릭터의 '모에' 요소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즉, 어떤 요소에 사람은 '모에'함을 느끼며, 이를 캐릭터 제작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해 약 50분 간 긴 이야기를 진행했다.

김용하 PD가 '모에'를 정의하며 사용한 이론은 '진화심리학'과 초정상자극이다. 대표적인 초정상자극으로는 '정크푸드'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은 배가 고프지 않아도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더 달고, 기름지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3가지 요소를 모아서 사람들의 본능을 자극하도록 상업적으로 제작된 음식이 바로 '정크푸드'라는 것이다.

김용하 PD의 발표에 따르면, '모에'를 구성하는 초정상자극은 성적인 매력과 보호 본능이다. 보통 일반인이 성적인 매력에 7, 귀여움에 3의 비중을 둔다면, '모에'를 선호하는 서브컬처 이용자는 성적 매력이 3, 귀여움에 7을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적 매력과 보호 본능은 인간의 행동에 큰 영향을 주는 가장 본능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 일반적인 매력과 모에함의 감정 배분 차이

즉, '모에'란 성적으로 매력적이거나 귀여운 대상을 보호하고 싶어하는 감정이 결합된 본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 김용하 PD의 의견이다. 특히 '모에'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남성이 좋아하는 '섹시함'을 강조한 것보다 크고 둥근 눈에, 약간 서툰 면이 있고, 작고 귀여운 요소에 더 마음이 끌린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그가 주로 예시로 든 시각적인 모에 요소는 '크고 둥근 눈동자'나 '헐렁한 옷', '큰 리본', '교복', '처진눈', '트윈테일', '시선', '소녀앉기(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다리를 양쪽으로 벌려 앉는 자세)' 등이다. 김용하 PD는 "그러나 이러한 요소를 단순히 많이 넣는다고 이 캐릭터가 '모에'한 것은 아니다.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통합적인 맥락 하에 필요한 요소를 넣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모에'한 것만 모아놓는다고 '모에'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귀여운 캐릭터에는 모두 '모에'한 요소가 있다고 봐도 되는 것인가? 실제로 유아용 캐릭터의 대명사인 '타요'와 '뽀로로'와 같은 캐릭터는 객관적으로 볼 때 꽤 귀엽다. 이에 대해 김용하 PD는 "단순히 귀여운 것만으로는 모에하다고 말할 수 없다. 어느 정도 성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모에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때로는 전혀 '모에'하지 않았던 캐릭터가 갑자기 이러한 매력을 발산하는 경우도 있다. '에반게리온'의 '레이'는 이전까지 기계적인, 전형적인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웃어보라'는 주인공의 말에 활짝 웃으며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전에는 볼 수 없던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것, 이것을 전문 용어로 '갭 모에'라고 부른다. 

평소에는 냉담하다가, 나중에 본심을 드러내는 일명 '츤데레'는 이러한 '갭 모에'의 대표적인 예시다. 이러한 상황적인 면에서 오는 캐릭터의 반전 매력은 시각적으로 '귀엽다'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감정을 '가상 연애'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외모는 물론 상황적인 면에서 사람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김용하 PD는 캐릭터의 종류에 대해 간단히 서술했다. 보통 여성 캐릭터는 성숙한 매력을 강조한 '누님계'와 완벽한 친구부터 친근한 이웃사촌까지 활용도가 넓은 '친구형', 그리고 똑 부러진 막내 동생 같은 '동생형'이 있다. 김용하 PD는 "이 3가지가 정석적인 캐릭터 매치라고 할 수 있다. 일명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릴 정도다. '적어도 이 중에 하나라도 끌리겠지'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이러한 구성으로 종족을 배치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