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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영전 이은석, MMORPG의 새로운 화두는 ‘창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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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이은석 디렉터

 

최근 MMORPG 시장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 이후로 이렇다 할 대작 게임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마져도 AOS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게임에서 MMORPG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 이은석 디렉터는 이를 해결할 키워드로 ‘창발성’을 제시했다.

 

5월 29일, NDC 14에서 넥슨의 이은석 디렉터는 “이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처럼 수많은 퀘스트와 거대한 맵이 아닌 창발성으로 승부해야 한다”라며 “창발성이 뛰어난 게임이 침체하는 MMORPG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MORPG 시장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출시 이후 많은 게임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패배를 면하지 못했다. 이은석 디렉터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1만개가 넘는 퀘스트와 방대한 맵 등을 보유하고 있는 MMORPG의 끝판왕인 만큼 볼륨 경쟁을 위해서는 긴 개발기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EA의 MMORPG ‘스타워즈: 구공화국’은 개발비와 홍보비로 1억 달러(한화 약 1100억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미 거대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있는 만큼 볼륨 경쟁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는 상황인 것이다. 이은석 디렉터의 이런 MMORPG 침체기의 활로를 창발적 게임 플레이에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발적 게임플레이는 범죄를 저지르면 경비가 나타난다, 특정 행동을 하면 범죄 지수가 높아지는 등의 단순한 게임 현상이 모여 복잡한 상황으로 발전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기존 방식과 달리 매번 다르게 진행되기에 반복되는 플레이로 인한 유저의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

 

이은석 디렉터는 “화이트리스트가 아닌 블랙리스트를 활용하는 것으로 유저들의 창발적인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떠한 것만 가능하다고 지정하는 것보다 불가능한 부분만을 지정해 그것을 제외한 모든 행동을 유저들이 진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은석 디렉터는 “전체를 통제하는 상위 규칙보다는 하위 규칙을 활용해야 한다”며 “여러 개의 하위 규칙들이 상호작용을 해서 상위 규칙으로 올라가는 현상을 만들어야 창발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 예를 들어보면 적의 함정에 빠져 적을 처치해야만 탈출할 수 있는 미션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죄를 저지르면 경비병이 나타나 유저에게 벌금 또는 감옥행이라는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하위 개념을 활용해 소매치기와 같은 범죄시도 후 감옥에 들어가는 것으로 탈출할 수도 있다. 이는 여러개의 하위 규칙을 활용해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도출해 낸 것이다.

 

하위 규칙의 상호 작용을 통해 상위 규칙으로 올라가는 현상은 ‘마비노기 영웅전’의 전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몬스터가 타겟을 조준 후 화살을 발사하면 피해를 입는 현상을 상위 규칙에서 바로 지정하기 보다는 화살을 맞으면 피해를 입는다, 화살의 궤적은 물리 엔진에 영향을 받는다 등 여러 가지 하위 규칙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렇게 규칙을 지정하면 상황에 따라 일반 몬스터가 화살로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는 독특한 현상도 유발할 수 있다.

 

이은석 디렉터는 “창발성을 위해 하위 규칙만 선호하다 보면 진입장벽이 높아지거나 일부 유저의 매점매석으로  시장경제가 무너지는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게임을 훼손할 수 있다”며 “무조건적으로 하위 규칙만을 활용하기 보다는 이런 최악의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비상 열쇠’와 같은 상위 규칙의 활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적인 창발성 게임인 ‘심즈3’도 하위 규칙이 상위 규칙으로 올라가는 구조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며 “상위 규칙으로 심들의 욕구를 지정해 성비나 취업률을 유지해 마을이 정상적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유지한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성공적인 게임을 만들 수 없고 조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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