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 토론회 현장
국회에서 이색적인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가 그 주제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광진 의원 역시 이 부분이 궁금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광진 의원은 "최근 문화진흥법을 개정해 게임을 예술장르 중 하나로 넣어야 한다는 제의를 받았다. 게임의 산업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예술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말대로 게임은 과연 예술일까?
김광진 의원은 1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게임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로, 김광진 의원과 게임인연대, 동양대 기술미학연구소, 상명대 게임학과, 한국게임법학회가 주최했으며, 김광진 의원과 게임인연대가 주관했다. 발제를 맡은 동양대 진중권 교수와 류임상 뉴 미디어 아티스트, 상명대 윤형섭 교수는 게임적인 요소가 오락이자, 종합예술, 여가 수준을 넘어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의견을 전했다.

▲ 토론회를 주최한 김광진 의원
특히 게임적인 요소를 일상에 적용하는 게임화가 공통 관심사로 떠올랐다. 계단을 피아노 건반처럼 색칠해 사람들에게 '밟는 재미'를 주어 계단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거나, 올바른 쓰레기를 넣으면 점수를 주는 식으로 분리수거를 권장하는 등, 생활과 아주 밀접한 영역까지 스며든 게임적인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커피숍이나 식당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도장을 찍어주고, 정해진 수를 모두 채우면 물건 하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익숙한 마케팅에도 '행위에 따른 보상'이라는 게임 어법이 적용되어 있다.
진중권 교수는 "산업노동자에게는 노동과 유희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반면 정보 노동자에게 그런 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클릭 한 번으로 근로 모드와 오락 모드를 자유로이 오간다"라며 "디지털 시대에 놀이와 노동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는 오락용이자 훈련용으로 사용되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실제 비행기를 토대로 제작된 비행 훈련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 동양대 진중권 교수
영화나 방송과 같은 다른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슈퍼스타K'는 서바이벌 게임 요소를 오디션 프로그램에 접목해 새로운 재미를 전했으며, 영화 '미션 임파서블'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는 게임적인 진행을 영화에 적용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됐다. 반대로 영화의 경험을 게임으로 옮기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러셀웨폰' 등 8~90년대 영화의 장면을 재현해 보여준 'GTA 5'가 그 대표적인 예로 제시됐다.

▲ 류임상 뉴 미디어 아티스트
류임상 뉴 미디어 아티스트는 게임의 예술적인 가치를 '경험'에서 찾았다. 그는 "그 전에는 예술을 감상했다면, 지금은 예술을 경험하고, 그것을 즐기고, 본인이 즐기는 행위를 '인증샷' 등을 통해 주변에 알리는 것 까지가 '예술'의 영역으로 포섭됐다. 즉, 상호작용이 뛰어난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예술을 소비하는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면 '마인크래프트'다. 블록으로 자유롭게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게임의 속성을 이용해, 유저들이 다양한 건물을 짓고 이를 유튜브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경험을 공유하며 즐거움을 얻는다. 뛰어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응원하는 e스포츠나 개인 플레이 영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게임방송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현대 사회는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이미 게임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21세기는 생산과 문화, 기술과 여가 등 인간의 전반적인 활동을 관통하는 패러다임이 되리라는 것이 큰 주제였다.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가를 넘어 현대인의 일상이 된 게임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것은 현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 상명대 윤형섭 교수
상명대 윤형섭 교수는 "유럽의 예술철학가는 '게임은 예술이냐, 아니냐'의 논쟁을 이미 끝낸 상황이다. 또한 2011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게임은 예술이며, 게임 개발자는 예술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라며 "한국만이 아직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물질로 취급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가 게임에 대한 색다른 시각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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