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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보다 해명이 우선인가? 뒷전으로 밀린 개발자 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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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에 전해진 개발자의 죽음에 대해 업체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출처: 게임아이콘 공식 홈페이지)

[관련기사]

지난 3일,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게임아이콘에서 근무하던 여성 기획자 A씨가 회사의 비상식적인 처우 속에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이 업체가 유가족이 밝힌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게임아이콘 최윤석 대표는 4일, 게임메카와의 전화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의 말에 따르면 회사의 통상 야근시간은 밤 9시에서 10시 사이이며, 새벽까지 일하는 A씨에게 무리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한다. 가장 문제시된 ‘생리주기를 묻는 일’ 역시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입사 전부터 콘텐츠 기획자가 아닌 밸런스와 맵에 몬스터 배치하는 일을 주로 할 것임을 설명했으며, DB도 수치를 입력하는 툴이 이미 있어 DB 구조를 짜지 않아도 되는 단계였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윤석 대표는 “게임 개발이 막바지라 야근이 불가피했으나, 새벽까지 일하도록 강요하거나 일정을 못 맞춘다고 타박한 적은 없다. 실제로 회사 때문에 힘들었다면, 유서에 이 부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어 있을 텐데, 유가족을 통해 유서를 확인했을 때는 그러한 내용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족의 의견은 다르다. 게임메카와의 통화를 통해 유가족 측은 “회사에서 말하던 대화를 녹음을 해둔 것도 아니라서 업체의 해명을 반박할 증거는 없다. 다만 당시 페이스북의 글은 고인이 직접 말한 것과, 생전에 가족과 한 통화나 메신저 내용을 토대로 썼다”라고 밝혔다. 

유가족의 말에 따르면 A씨는 대표에게 ‘능력 있다’고 칭찬을 받아왔으나, 본래 하던 일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업무가 계속 들어왔다고 한다. 관리자가 이를 커트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개직원은 업무에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 유가족의 입장이다. 

사실 양쪽 중 누가 진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실여부를 가린다면 3자 대면을 통해 아귀를 맞춰야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개발자의 처우는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네티즌이 공분한 이유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 혹은 지인이 처한 게임업체의 어두운 단면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이미 죽은 직원의 사생활까지 언급하며 시시비비를 꼭 가릴 필요가 있었냐는 의문이 든다. 최 대표는 게임메카와의 통화를 통해 고인이 지병으로 전에도 수술했었다는 이야기를 직원들에게 먼저 꺼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최 대표 입장에서는 ‘사실이 아닌 부분’을 밝히고 싶은 마음이 강했겠으나, 반대로 생각하면 고인과 유가족을 깎아 내리는 일이 될 수 있다.

최 대표의 해명에 대해 유가족 역시 “그래도 같이 일하던 동료가 사망한 상황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밝히는 것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전했다. 즉, 사실여부를 떠나 함께 일하던 직원을 생각한다면 사죄와 함께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을 것임을 밝히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먼저 고인께 깊은 조의를 보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개월 동안 같이 일했던 동료가 이렇게 세상을 떠나게 된 것에 대해 저희 임직원 일동은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후, 저희 임직원 일동은 고인의 넋을 기리며, 안타까운 상황하에서도 고인께서 남기시고 간 저희 게임을 완성하여 빛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유족 분들 중 한 분께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사실과는 틀린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일파만파로 펴져 저희가 땀 흘려 만들고 있는 게임이 출시되기도 전에 나쁜 게임으로 매도 당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져 부득이하게 저희 입장을 해명할 수 밖에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 게임아이콘 대표 최윤석은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사실만을 말씀드리고자하며, 제가 말씀 드리는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다면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먼저, 근로 환경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회사는 지난 2013년 초반 5명이 뭉쳐서 시작한 스타트업 게임개발사로, 지금까지 매출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도 힘들게 게임 개발을 진행해와 이제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는 회사입니다.


고인은 저희 회사의 메인 기획자가 개인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후임자로 2014년 5월 27일부로 입사한 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계시는 것 같아 말씀드리는데, 고인은 입사 당시 경력 4~5년 사이로 입사지원서에 희망연봉이 2400이었습니다. 저희는 고인이 워낙 재능이 많고 성실한 것 같아 꼭 잡고 싶은 욕심에, 매출이 하나도 없는 힘든 스타트업 상황이지만 그래도 희망연봉보다 200만원 더 추가하여 연봉 2600을 주겠다고 오퍼를 드렸고, 고인이 그것을 수락하여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의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만약 오후 9시까지 야근을 하면 석식 제공과 함께 야근수당 만원씩 지급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일하다가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까지 일을 하게 되면 택시비도 회사에 청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인이 입사한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고인 혼자 새벽까지 남아서 일을 하기도 해서, 제가 직접 그렇게 무리하지 말라고,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경주이니 야근을 하더라도 9시~10시엔 퇴근하라고 직접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 후로는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고인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까지 약 2개월을 우리와 같이 일을 하였습니다. 입사 당시, 저희는 고인이 보내주셨던 포트폴리오가 너무 훌륭해서 바로 면접 요청을 드렸고, 면접에 응해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면접 당시, 현재 게임 개발 상황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렸었습니다. 게임 개발 막바지 단계이며, 현재 기획에서 해야 할 일은 밸런스와 맵디자인(맵의 몬스터 배치)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고인이 저희와 일을 시작한 후, 저희는 고인이 워낙 일을 잘하고 성실하여,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웃풋이 더 좋았기 때문에, 임직원 모두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밸런스와 맵 몬스터 배치가 주업무였고, 게임 개발 막바지 단계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게임의 디테일 퀄리티를 올리는 작업이 많이 추가가 되긴 했지만 이런 것으로 일정이 딜레이된다고 고인을 타박한 적도 없고, 일정이 밀리는 건 이해하니 천천히 무리하지 말라고 작업하라고까지 이야기했었습니다. 고인이 작성한 기획서도 당연히 100%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만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훌륭하게 작성을 해서 추가할 것 몇 개만 지시내린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회사에 입사한 후 한달이 지났을 무렵, 일이 많아 힘들다고 이야기를 해서 부사수를 뽑아달라고 요청을 했었습니다. 저희는 업무가 많은 것도 알고 있었고, 고인이 워낙 일을 잘해서 부사수를 붙여주는 것에 찬성이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서브기획자를 구하기 시작하여 고인 밑에 서브 기획자를 새로 뽑아서 같이 일하면서 고인의 업무를 분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새로 입사한 서브 기획자는 고인이 운명을 달리할 때까지 약 2주간을 같이 업무를 보았습니다.


DB관련 이야기가 페이스북에서 언급이 되었는데, DB관련 업무는 고인이 하던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게임 개발 막바지 단계였기 때문에 DB 업무는 이미 완성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고인이 밸런싱 수치를 잡으면 그것을 웹툴로 입력하도록 DB개발자가 웹툴까지 다 만들어놨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몬스터 배치도 웹툴로 몬스터 좌표 입력만 하면 되게끔 툴을 완성시켜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사고(2014년 7월 27일 일요일)가 발생한 주의 목요일날(2014년 7월 24일), 오전 8시경 고인이 저희 회사의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아파서 출근하기 힘들다고 연락을 해왔었습니다. 저희 팀장이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본 것도 아니었고, 본인이 먼저 생리통으로 힘들다며 말하고 회사에 출근하기 힘들다고 전화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카톡으로 둘이서 대화를 이어가면서 업무이야기를 하고 지금 중요한 시기인데 오후에라도 나올 수 있냐고 물어보았는데 힘들 것 같다고 해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그날 오전까지 나누었던 대화였고, 그날 오후 저희 팀장이 전화를 걸어 몸은 어떠냐고 물어보았답니다. 고인은 그때 힘들어서 병원에 가보아야겠다고 말했고, 팀장은 그럼 오늘 잘 쉬도록 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다음날, 7월 25일 금요일, 고인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하였는데, 팀원들이 몸은 괜찮냐고 물어보았답니다. 이때 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병을 앓고 있다고 팀원 전체가 있는 앞에서 먼저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팀원들은 그러면 빨리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팀장이 고인에게 생리주기를 물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고인은 저희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1년간 근무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직원에게 일이 힘들어서 게임 출시시키면 회사를 관두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직원은 그때 고인이 당장 그만두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그래도 출시할 때까지는 버텨달라고 조언했었다고 합니다. 고인이 나가면 프로젝트가 망한다, 절대 안된다라고 말한 적은 없었습니다.


장례식 때 저희 임직원 일동은 약소하지만 부조금을 드렸고, 유족 분들께서 운구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셔서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까지 같이 하였습니다. 장례를 마친 후, 저는 유족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습니다. 저희 회사는 스타트업 회사로, 현재는 대표인 제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회사 지분 30%는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어 회사가 잘되면 같이 잘될 수 있도록 직원들과 약속을 하였었습니다. 그래서, 고인이 운명한 후, 고인의 몫으로 지분은 유가족분들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으나, 유가족분들께서는 필요없다고, 저희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셨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2014년 8월 1일 금요일 오후에 유가족분들이 저희 회사를 찾아오셨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유가족분들은 지분은 필요없고 위로금조로 현금을 요구하였습니다. 저는 매출도 없는 회사가 근 일년이 넘게 근근히 게임개발을 하여 이제 겨우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회사에 그럴 여유는 없어 힘들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유가족분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그건 우리 책임이라고 하며 두고 보라고 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이게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경위입니다. 지난 일요일 페이스북에 유가족분이 글을 올렸다고 이야기를 들어 저도 확인해보았는데, 저희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틀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저희가 감내하고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으나, 그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 상으로 퍼지고 기사화까지 되어 저희가 출시할 게임에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어 결국 저희 임직원 일동도 해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 유가족분들이 저희 회사에 대한 오해가 있으셨다면 부디 푸셨으면 합니다.  위 내용은 저와 직원 일동 모두 같이 작성하고 검토한 내용이며, 위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 저는 어떤 법적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에게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2014년 8월 4일 월요일

게임 아이콘 대표

최윤석 올림. 

▲ 게임아이콘 최윤석 대표의 해명 전문

※ 업데이트(2014년 8월 5일, 오전 9시 45분) - 기사가 올라간 후, 유가족 측에서 4일 밤 10시 55분 경에 최윤석 대표의 해명애 대한 입장을 전했습니다. 유가족이 기사화되지 않기를 요청한 부분을 제외한 원문 전체를 아래를 통해 공개합니다. 더불어 본문 내용 중 유가족이 인용한 최윤석 대표의 입장은 내용을 구분하기 위해, 폰트를 기울이고 볼드 처리했음을 알립니다.

안녕하세요, 고인의 형부입니다.

 

물론 출시를 앞둔 회사에서 이렇게 나오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물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저렇게 당당하게 나오는것이 화가 나네요. 사실이 아니라면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니. 


회사측 입장에 대해 전체적으로 보자면, 유가족 측이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고, 우리는 잘못한게 없다. 오히려 우리가 연봉도 많이 주고, 몸걱정도 해줬다. 성희롱에 관련된 것은 사실무근이다. 그리고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사건을 접하고 신촌병원에 뛰어갔을 때, 이미 처제는 세상을 떠났고 왜 이런일이 생겼는지 알아보던 중 회사에 대한 불만과 직장동료간의 문제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직장동료들에게 밤 9시경 연락을 취해 '내 동생이 죽었다고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였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3시간이 지난후 네명이 함께 오더군요 그리고선 저희에게 '저희는 잘못이 없습니다, 야근을 시킨적 없습니다' 등등의 이야기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더군요.

 

그리고 3일장이 지난후 승화원에서 운구를 도와준 후에 지분애기를 하시더군요. 그 때 형부인 저는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장모님의 뜻을 물어봐야 하니 장모님께 여쭈어 본 후에 전화를 하겠다. 다시는 안봤으면 좋겠다' 라고 애기했습니다.


그러나 대표가 기자에게 애기하기로는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앞으로 너네 다시 보고싶지 않다' 라고 애기하고 나중에 위로금을 달라고 하더라 라는 식으로 애기를 하셨더군요. 그리고 이때 저는 성희롱 관련 애기 및 다른 불만사항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위로금은 장모님 지인중 법무사로 일하시는 분이 '바보같이 그러고 있지말고 가서 위로금이라도 받아라'라고 하시길래 그럼 원래 주기로 한 지분 대신 위로금으로 달라고 해봐야겠다고 하여 금요일날 만나서 애기를 했던것입니다. 얼마를 달라고 구체적으로 애기한 것도 아니고, 원래 주기로하였던 지분을 어느정도 현금화해서 주기를 바란것이 그토록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이전에 그 회사의 게임이 완성되는데 그렇게 기여한 직원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데 조금의 책임이라도 느꼈다면 먼저 나서서 애기하는게 도리 아닌가요?

 

“앞으로 어떻게 되던 간에 각오해라. 너네 책임이다. 이 업계 좁은데 게임 못나오게 막을거다” 전 이렇게 애기한적 절대 없구요. "마지막으로 사죄드릴 기회 드렸는데 못하겠다고 하셨고, 이제 저희 뜻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물증은 하나도 없고, 소송을 진행할수도 없는터라 답답한 마음에 개인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한탄하는 글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성희롱과 관련된 부분은 병가를 쓴 다음날 퇴근길에 장모님이 처제를 태우고 퇴근하던 중에 처제가 옆자리에 앉아서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장모님께서 무슨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생리주기가 언제예요?' 라는 대답에 머뭇거리다가 스스로 컴플렉스라 느끼고 있던 가족병력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부분은 더 상세한 내용이 있으나, 유가족이 병력을 자세히 다루는 것을 원하지 않아 간략히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물적 증거가 없으니 저희로서도 답답할 뿐입니다. 어떤 바보가 물적증거도 없는 성희롱을 했다고 인정하겠습니까만은. 이 사실들은 저희가 증거는 없으나 장모님, 그리고 가장친한 친구가 처제로부터 이 애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이 있고, 그주 주말에 처제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가족으로써 이런 상황에 회사는 잘못이 없다라고 생각해야 하는건가요? 다음날 회사를 나가야한다는 부담감, 회사에서 느꼈던 압박과 업무의 스트레스, 그리고 성적 수치심, 자신이 없으면 프로젝트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 등.

 

'=최윤석 대표: 8월 1일(금요일) 유가족분들, 그러니까 어머니와 형부, 언니이신 분이 회사로 찾아왔다. 지분은 필요 없으니 위로금 형식으로 현금을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도 1년 넘게 게임 개발하고 있는데 매출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여유가 없다. 죄송하지만 힘들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우리 딸이 나를 지금까지 먹여 살렸는데 어떻게 할거냐. 생계를 책임지라”라고 하셨다. 이건 그때 카페에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으니 지금 카페가서 주인이나 종업원에게 확인해봐도 된다.

 

생계는 저희가 알아서 책임집니다. 장모님께서 말씀하셨던건 그 대표의 뻔뻔한 태도에 화가나 단순히 소리를 지른것입니다. 어느 부모가 딸을 잃고 이렇게 울부짖지 않을수 있을까요. 돈이 없다고 딱 짤라 애기하는 바람에 체념하며 그냥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러면서 자리가 끝날 때, 형부가 “앞으로 어떻게 되던 간에 각오해라. 너네 책임이다. 이 업계 좁은데 게임 못나오게 막을거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최윤석 대표: 성격도 활달했고 커뮤니케이션도 잘했다. A씨가 회사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직원들에게 우울한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한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귀를 기울일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개인적인 부분까지 어떻게 관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직원들 중 몇명은 담배피며 쉴때 A씨가 베란다에서 나와서 '확 뛰어 내려 버릴까'라고 농담삼아 말하는걸 들었다고 하더라. 근데 그것도 어디까지나 농담이었고 나도 일이 벌어진 후에 직원들에게 들었다'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돈때문에 저런다는 식으로 애기를 하고 원래 성격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건 또 뭔지. 제가 처음 글을 올릴 때 '경력도 짧고 사회생활 경험도 많지 않았기에'라고 썼는데, 경력은 4년 정도가 맞습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성격의 바르고 고운 애였습니다.

  

이 글을 올리면서 바라던 것들중 업무강도가 너무 강한 것(업무량에 따른 업무시간)에 대해 애기를 하고 싶었는데 아직도 우리는 야근을 시킨적이 없다라고 하는 것을 보면 무슨 잘못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듯 하구요. 어떤 회사도 야근을 직접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아니오나,(그런 회사도 종종 있기는 합니다만) 그만한 업무량을 주고 하루 이틀 내로 끝내라고 하는 것은 당연히 야근을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어 준것 아닌가요? 이런 상황에 대해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회사가 답답할 따름입니다.

 

비록 저희 처제는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개발자 여러분들이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무환경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후 회사측에서 어떤 대응을 할지 모르겠으나, 진정으로 원만하게 해결하길 바라신다면, 잘못된 부분은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가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글을 내린 이유는 더 이상 이런 식의 진흙탕 싸움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 최윤석 대표의 해명에 대해 유가족이 밝힌 입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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