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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프로게이머와 게임중독자의 뇌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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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에서 개최된 KGC 2009에서 엔텔리전트 게임즈 정재범 대표는 바둑, 스타크래프트에서 나타난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뇌 차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뇌 신경학을 연구한 엔텔리전트 게임즈 정재범 대표는 게임에 관련된 인지, 정서, 동기 등의 뇌 정보처리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실제로 이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게임의 순기능 연구를 목적으로 심리학, 의학, 게임 등 3가지 분야를 통해 게임의 재미 연구, 게임 중독, 인간의 생활과 게임 등 다양한 방면에 걸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바둑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하며 억지로 아이들을 기원으로 보내는 어른들이 있다. 바둑도 게임이고, 똑같이 밤을 새고 즐기지만 스타크래프트같은 게임은 천대를 받고, 바둑은 상대적으로 우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하며 이같은 현실에 의문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사람들이 게임에 중독되는 이유를 밝혀내고, 게임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이 같은 작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 스타크래프트 프로/아마 뇌 활성화 모습을 설명중인 엔텔리전트 게임즈 정재범 대표

스타크래프트와 바둑,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실험

정재범 대표는 “상대적으로 프로, 숙련자가 될수록 뇌혈류량이 증가하는 지, 혹은 줄어드는 지를 확인하고, 어떤 부분의 뇌가 특히 활성화되는 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험은 22세, 아마추어 게이머와 위메이드 폭스 소속의 승률 66% 이상의 프로게이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일주일에 2일, 하루 약 2시간 이하의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 아마추어와 일주일에 6일 이상, 하루 11시간 이상의 게임 플레이를 하는 프로게이머 그룹으로 나뉘어 동일하게 스타크래프트의 `빌드오더`와 `배틀`을 구분하여 플레이하고 뇌 모습을 단층촬영(MRI)했다.

정 대표는 빌드오더와 배틀 플레이처럼 게임 내용을 구분하여 촬영한 것은 단순한 빌드오더 플레이와 변화하는 상황에서 빠른 판단력을 요구하는 배틀 플레이가 게임정보처리에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둑에서도 일반인과 바둑 연구생 그룹으로 나뉘어 동일하게 포석(바둑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과 사활(바둑에서 고립된 돌들이 싸우는 상황)을 각각 플레이하고 뇌 활동량을 확인했다.

그 결과, 게임에 적응이 높은 숙련자 일수록 뇌 활성화 양이 줄어든 모습을 확인했다. 숙련자의 경우, 전체적으로 뇌 활성화가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빌드오더와 배틀 플레이 부분 시에 뇌 활동모습을 확인했을 때 프로게이머와 아마추어의 뇌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게이머와 아마추어 게이머의 뇌는 ‘질적으로’ 달라

정재범 대표는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프로게이머는 아마추어와 비교해서 빌드오더와 배틀에서 사용하는 뇌 활성화 부위가 확연하게 차이를 보인다. 빌드오더와 배틀에서 주로 쓰는 뇌 부위나 정도가 다른 것이다. 이와 달리 바둑은 특이하게 포석과 사활에 사용하는 부위가 겹치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바둑의 경우 사활에서도 많은 포석을 외우고 있기 때문에 숙련자들도 뇌 활성화 모습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바둑의 경우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기본 수(템플릿)이 되는 수 천 개의 포석이 이미 기보로 만들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같은 숙련자라도 바둑의 뇌 활성화가 더 적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정 대표는 “바둑을 1시간 하는 것보다 스타크래프트 1시간을 하는 것이 더 뇌 혈류량이 많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는 PC게임이 그래픽이 더 화려하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시각정보량이 많고, 키보드와 마우스 등 몸으로 움직이는 부분도 더 많기 때문이다. 그는 뇌를 통한 에너지 소모(뇌 혈류량) 자체를 두고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여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는 초기 연구이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처리하는 정보(빌드오더/배틀, 포석/사활)에 대해서는 2가지로만 나눴다고 말했다.

게임 많이 하면 다 똑같아? 프로게이머와 게임중독자의 뇌 달라

결과적으로 연구 결과,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뇌는 차이가 있으며 게임 내용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 비숙련자는 빌드오더와 포석을 상대적으로 더 쉽게 생각하고, 숙련자는 이를 질적으로 다르게 인식한다. 그는 향후 연구로는 MMORPG 관련 뇌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MMORPG의 경우 전투뿐만 아니라 상거래, 채집, 커뮤니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활동 별로 어떤 식으로 뇌가 활성화되는 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정재범 대표는 게임 중독 부분에 대해서도 뇌 연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해외 자료 중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로 인해 중독 치료를 받은 유저의 뇌를 촬영한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 확인한 프로게이머의 뇌 활성화 부위와 확연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프로게이머와 게임 중독자의 뇌 활성화되는 부분은 전혀 다르다. 게임에서 이기려고 노력을 하고, 이를 직업으로 가지는 프로게이머의 뇌와 중독자의 뇌는 활성화되는 부분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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