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보드로 VR 문 두드린 구글, 플랫폼 '데이드림'으로 입성

구글은 골판지로 접어서 사용하는 기기에 전용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하는 ‘카드보드’를 통해 모바일 VR을 간편하게 소모하는 콘텐츠로 삼아왔다. 그러나 삼성이 오큘러스와 협업해 출시한 기어VR이 판매량 100만 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모바일에도 PC나 콘솔과 같은 ‘VR 전용 기기’가 가진 사업성에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로 지난 2월에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현장에서 LG전자도 머리에 쓰는 VR 헤드셋을 공개한 바 있다. 이처럼 모바일 VR 기기에 초점이 모인 가운데 구글이 신규 VR 플랫폼을 발표해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카드보드에서 시작한 구글의 VR 사업이 전용 기기와 앱, 그리고 앱을 제공하는 플랫폼까지 확대된 셈이다.

구글은 지난 18일(현지 기준)에 진행된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6’ 기조연설을 통해 신규 VR 플랫폼 ‘데이드림’을 발표했다. ‘데이드림’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안드로이드 OS 차기 버전인 ‘안드로이드 N’에 올라가는 ‘VR 모드’와 전용 VR 헤드셋과 전용 컨트롤러, 이를 활용해 즐길 VR 전용 어플리케이션, 마지막으로 ‘데이드림’ 인증 스마트폰이다.

그리고 구글의 ‘데이드림’은 여러 업체와 협업 형태로 진행된다. ‘데이드림’ 전용 VR 인터페이스 ‘데이드림 홈’은 안드로이드 N을 통해 제공되며 기기를 쓴 상태에서 게임이나 영상과 같은 VR 전용 앱을 검색하고, 이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앱 제작은 구글 파트너사가 맡는다.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게임의 경우 유비소프트, EA, CCP 게임즈 등 10개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CNN, 뉴욕타임즈, 월 스트리트 저널과 같은 언론사와 MLB, NBA 등 스포츠 채널,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업체 등이 속해 있다.

여기에 전용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삼성, HTC, LG, 샤오미, 화웨이 등 8개 업체가 전용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는 ‘데이드림 레디’ 인증을 받은 스마트폰을 올해 가을부터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 설명했다.

구글은 VR 앱 가동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멀미를 줄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지연시간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데이드림’의 지연시간은 0.02초인데 이를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프로세서를 지닌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VR 헤드셋의 경우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는 헤드 트래킹이 탑재되며 골판지로 만든 카드보드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작은 리모컨처럼 생긴 전용 컨트롤러에는 터치 패드와 버튼 2개가 장착되며, Wii의 컨트롤러 ‘위모트’처럼 모션 컨트롤을 지원한다.

여기에 구글은 자사가 직접 기기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 업체에 기본 디자인을 제시하고, 제작 및 판매는 제조사에 맡길 방침이라 밝혔다. VR 헤드셋과 컨트롤러는 2016년 가을에 출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사양 및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