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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과 다르다! 'VR 테마파크'용 게임에 필요한 4가지 요소


▲ VR과 테마파크의 만남이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VR이 국내에 들어오며 함께 뜬 사업이 있다. 바로 'VR 테마파크'다. 작게는 100평 내외 매장에서 운영하는 '도심형 VR 테마파크'부터 롤러코스터나 자이로드롭과 같은 실제 놀이기구에 VR을 접목한 롯데월드와 같은 대형 테마파크까지. VR과 테마파크의 만남은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초기 반응 역시 나쁘지 않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VR 테마파크를 운영 중인 바른손 박재하 팀장은 "사람들이 올라오기 어려운 7층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장 오픈 후 3일 간 1,200명이 방문했으며 둘째 날에는 500명이 넘는 사람이 왔다. 2월 중에도 평균 100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오픈 3개월 차를 맞이한 2월에 방문자가 10,000명을 돌파했다"라며 "1인당 15,000원 씩 입장료를 받는 것 외에 별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데도 흑자가 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 VR은 아직 가정에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다. 비싸고, 설치도 까다롭고, 멀미에 대한 두려움도 있기에 선뜻 사기가 쉽지 않다. 게임업계에서 VR 테마파크를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게이머가 아니라 VR 게임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게임을 보급해 시장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VR 테마파크에 적합한 게임이 무엇이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VR 테마파크 전문가 4인을 통해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어볼 수 있었다. 3월 9일 코엑스에서 열린 VR EXPO' 컨퍼런스 현장에는 VR 테마파크를 주제로 한 강연 4종이 진행됐다. 롯데월드와 바른손과 같이 VR 테마파크 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사업자는 물론 VR 어트렉션(놀이기구) 전문 제작사 2곳이 2시간 동안 관련 강연을 진행했다.

쉽고, 특별하고, 몸을 움직이고, 같이 할 수 있는 게임

강연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쉬워야 한다. 튜토리얼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눈에 '아 이런 게임이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들어야 한다. 특히 VR 테마파크는 야외 놀이공간이라는 특성 때문에 게임에 익숙한 유저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 즉, 게임을 많이 안 해본 사람도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성이 요구된다.

이노시뮬레이션의 이동환 수석연구원은 "한눈에 무슨 게임인지 알아야 한다. 가정에 VR 기기를 갖추고 있는 사람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살펴보고, 무엇을 살지 고민해볼 시간이 있다. 하지만 VR 테마파크와 같은 야외에서는 2, 3초 안에 사람을 끌어당겨야 한다"라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 캐릭터가 바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실제로 시중에 플레이어가 왼쪽, 오른쪽으로 몸을 움직여가며 즐기는 VR 스키 게임이 있는데 이 경우 사용자는 '내가 움직이는 대로 게임이 되고 있구나'라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단번에 사람을 끌 수 있는 게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노시뮬레이션 이동환 수석연구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한눈에 '이런 게임이구나'라고 바로 알 수 있을 만한 게임이 요구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쉬움과 함께 가져가야 할 점은 특별한 경험이다. 'VR 테마파크'는 우선 야외에 있으며 입장객이 꾸준히 방문해야 수익이 날 수 있다. 즉, VR 테마파크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집에서는 할 수 없는 특별한 게임'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놀이동산에 가는 이유는 평소에는 얻을 수 없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거꾸로 생각하면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게임 소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피엔아이시스템 윤은석 본부장은 " 평소에 쉽게 할 수 없거나 암벽등반과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VR로 얼마나 실감나게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는 콘텐츠는 물론 사용자가 타는 놀이기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라며 "스카이다이빙과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나 군사훈련, 태풍 체험과 같이 평상시에 경험하기 어려운 소재를 활용해 '차별화'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이 평소에 하기 힘든 소재가 필요하다고 말한 피엔아이시스템 윤은석 본부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소재에 딱 맞는 기기를 개발하는 것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역동적인 소재와 함께 강조되는 것이 사용자를 직접 움직이게 만들라는 것이다. 보통 집에서 VR 게임을 즐기면 쇼파에 앉거나, 제자리에 서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VR 테마파크에서는 좀 더 넓은 공간과 움직이는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집과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 가능하다. 즉,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즐기는 VR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몸을 움직이고, 걷고, 뛰게 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바른손 박재하 팀장은 "만약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다면 사용자가 걸으며 즐기는 것도 괜찮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옴니'와 같은 트레드밀(런닝머신처럼 제자리에 서서 걸을 수 있는 VR 기기)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라며 "작은 소품을 활용하면 좀 더 현실감을 높일 수 있다. 같은 곳을 걷더라도 평지를 걷는 것과 널빤지 위를 걷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라며 사용자 앞에 널빤지를 놓고 그 위를 걷게 하는 작은 연출만으로 생동감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 유저를 돌아다니게 하는 활동성을 강조한 바른손 박재하 팀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널빤지와 같은 작은 소재로도 직접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살릴 수 있다
(사진제공: 게임메카 촬영)

강연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멀티플레이'다.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즐길 수 있는 VR 게임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VR방이나 놀이공원에 혼자 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대 커플이나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간 가족, 이색적인 즐길거리를 찾아온 친구들처럼 여러 명이 우르르 가는 경우가 많다. 같이 놀러 갔는데 남이 하는 것을 멀뚱멀뚱 구경만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적다. 즉, 지인끼리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이 요구된다.

롯데월드 이승현 매니저는 "전통적인 테마파크는 놀이기구를 타는 수동적인 영역에 머무른다. 그러나 VR의 경우 친구와 같이 야구를 하거나 탁구로 대결을 펼치는 것과 같이 좀 더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라며 "VR과 테마파크가 만나면 친구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서로 경쟁하고, 높은 점수를 달성한 것을 다른 유저와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부분은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사용자를 불러들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강조한 롯데월드 이승연 매니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멀티플레이는 모든 강연자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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