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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 연말 파티, 한 해 동안 꿋꿋하게 지지해준 팬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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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국내 Xbox 팬덤에게 그리 녹록치 않은 한 해였다. 출시 전부터 온갖 잡음을 내던 차세대기 Xbox One은, 정식 발매 후에도 부실한 현지화 정책으로 팬들의 속을 썩였다. 영원한 경쟁자 PS4가 SCEK 카와우치 시로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적극적으로 한국어화 타이틀을 내놓고 있는 것과 너무나 비교됐다. 그럼에도 팬들은 꿋꿋하게 의리를 지켰고, 연말을 장식한 ‘헤일로 5’와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에 찬사를 보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가 팬들에게 보답할 차례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는 12일(토),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약 200여 명의 유저들과 함께 Xbox 연말파티를 개최했다. 한 해 동안 Xbox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준 것에대해 작게나마 즐거움을 주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행사는 별도의 장소를 빌리는 대신 광화문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MS 본사에서 이루어졌다. 로비에는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다’, ‘헤일로 5: 가디언즈’ 등 최신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연대와 휴게 공간이 마련됐고, 대회의실에는 강단과 200여 좌석이 도열했다. 여유시간에는 뷔페와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가, 행사가 시작되면 다들 착석하는 모습이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헤일로’ 속 마스터치프의 헬멧이나 ‘기어스 오브 워’ 마커스 피닉스 흉상이 자리해 분위기를 더했다.


▲ Xbox 연말 파티에선 게임 시연과 자유로운 식사 및 휴식이 이루어졌다


▲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포토존, 코타나라를 세워 놨어야지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한켠에는 뷔페가 마련됐다


▲ 본격적인 행사는 로비에서 조금 더 안 쪽에 있는 강당에서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파티의 막을 올린 것은 한국MS 박지호 부장의 인사말이었다. 박 부장은 “한 해 동안 경쟁기기 팬덤에 숱한 공격을 감내하며 Xbox를 지지해준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며 진솔하게 사의를 표했다. 차세대기 경쟁구도에서 밀리고 있음을 인정하고, 2016년에는 더 많은 좋은 소식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어서 초청된 팬 가운데 독특한 신청 사연을 꼽아 소개하며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이끌었다.

본격적인 행사는 ‘헤일로 5: 가디언즈’ 한국어판에서 호연한 이정구, 엄현정, 이보희 성우의 담화와 사인회, Xbox 게임 관련 OX퀴즈 이벤트, 경품 증정 순으로 진행됐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사전 공지된 바와 같이 깜짝 발표는 없었고, 다만 박지호 부장이 “대단한 소식은 아니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내년 1월경 Xbox 엘리트 컨트롤러가 국내 출시된다고 밝혔다.


▲ 한국MS 박지호 부장, 국내 Xbox 팬덤이 맘고생이 많다며 심심한 감사를 표했다

성우들은 ‘헤일로 5’ 시네마틱 영상이 상영되는 와중에 즉석에서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내며 현장에 들어섰다. 마스터 치프의 중후함에 비견되는 이정구 성우는 4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브루스 윌리스와 리차드 기어 등 주로 미중년을 더빙하기로 유명하다. 코타나役 엄현정 성우 또한 96년부터 활동해오며 각종 외화를 더빙하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실바나스 윈드러너로도 분하기도 했다. 비교적 신인인 이보희 성우는 이번에 031 이그주버런트 위트니스를 연기해 ‘헤일로 5’에 진정한 모에요소라 대접받고 있다. 끝으로 ‘헤일로’ 시리즈 국내 더빙을 총괄하는 이인욱 감독도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헤일로 5’를 더빙하며 겪었던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고, 게임 더빙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정구 성우는 “더빙에 앞서 작품 전체를 볼 수 있는 외화와 달리, 게임 더빙은 몇몇 그림과 문서만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감정선을 잡아야 한다. 어떨 때는 말하는 대상과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라디오, 외화, 애니메이션에 이어 게임이 성우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보다 작업 환경이 개선되고 바란다는 것이다.


▲ 왼쪽부터 이인욱 감독과 이보희, 엄현정, 이정구 성우

엄현정 성우는 성우라는 직업에 많은 고민이 있던 차에 ‘헤일로’ 코타나를 작업하며 마음을 다잡은 일화를 소개하며, 그저 주인공을 지원하는 AI에서 출발해 게임의 중추적 존재가 된 ‘코타나’를 보며 묘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음 편에도 또 출연하겠구나 싶어서 안심이 된다고. 이보희 성우는 동그란 기계장치인 ‘모니터’를 맡았는데, 예상치 못한 사랑을 받았다며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즉석에서 이그주버런트 위트니스의 전매특허 “흥분되네요!”를 연기해주기도 했다.

짧은 담화가 끝나고 성우들은 1시간 가까이 사인에 몰두했다. 기대에 부푼 팬들의 손에는 ‘헤일로 5: 가디언즈’가 인쇄된 공식 사인지 외에도 온갖 애장품이 들렸다. 아예 Xbox 본체를 가져왔는가 하면, 14년 발매된 ‘헤일로’ 1편 패키지도 보였다. Xbox의 수문장이라 불리는 ‘헤일로’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 과연 마스터 치프와 코타나! 웬만한 아이돌 사인회는 저리가라할 인기였다

식사와 게임 시연을 위한 시간이 지나고, 팬들의 내공을 시험할 퀴즈쇼가 진행됐다. 모두들 탈락 여부를 표시할 스티커를 붙이고, 화이트보드를 머리 높이 들어올리는 모습은 흡사 ‘도전! 골든벨’을 연상케 했다. 이 자리에 있다면 도저히 모를 수 없는 물음부터 머릿속을 휘젓는 난제까지 각종 도전이 이어졌고, 최종적으로 우승자에게는 서피스 3, 준우승에게는 마커스 피닉스 흉상이 제공됐다. 재미있게도 모두들 1등 상품에는 관심이 없고 마커스에선 눈을 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4시간 가량 진행된 Xbox 연말 파티는, 명목과 달리 팬미팅에 가까운 풍경이었다. 한국MS가 한 해 동안 함께한 팬들을 모아놓고 ‘으쌰으쌰!’하는 느낌이랄까. 명사 초청과 뷔페, 퀴즈쇼로 이어지는 구성도 묘하게 단합대회스럽다. 결과적으로 무언가 특종을 건질만한 이벤트는 아니었지만, 초정객들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만으로 충분해 보인다. 이를 계기로 2016년에는 더 많은 현지화와 소통을 보여주는 한국MS를 기대해본다.


▲ 정말로 치열했던 Xbox 퀴즈쇼, 서피스 3 얘기가 나오자 다들 눈빛이 바뀌었다


▲ ...여기 초청받은 사람 중에 이거 모르시는 분?


▲ 앞으르도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한국MS가 되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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